[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전쟁이 1년 간 지속될 경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앞서 국제유가에 따라 성장률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곳곳에서 나왔는데, 고유가·고환율·고물가 등 이른바 '3고(高)'가 우리 경제를 비롯 금융권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18일 국내 주요금융기관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조기 종전되더라도 우리 경제 및 금융업권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유가 상승이 진정되지 않음에 따라 물가·환율 인상을 부추기게 되고, 이로 인해 정부의 재정정책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악영향을 주는 도미노 현상이 대표적이다. 당장 실물경제가 큰 타격을 입는 만큼, 최악의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0%대로 갈 수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나온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전쟁이 1년 간 지속될 경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앞서 국제유가에 따라 성장률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곳곳에서 나왔는데, 고유가·고환율·고물가 등 이른바 '3고(高)'가 우리 경제를 비롯 금융권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NH금융연구소가 발간한 '이란 전쟁 전개 시나리오별 경영 환경 변화 및 대응 포인트'에 따르면 조기에 전쟁이 종전되더라도 최소 1개월 이상의 실질적인 경제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해상운송 및 중동 지역 원유 생산 정상화에 상당 기간이 소요되는 까닭이다. 이에 한은의 금리인하는 어려워지고 동결되거나 오히려 소폭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더욱이 정부가 추경에 나서려면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들어 시중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전쟁의 영향이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전쟁이 1년 간 지속될 경우 0%대 연간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암울한 분석도 내놨다. 유가인상에 따른 물가상승과 수출·소비의 동반 부진이 스태그플레이션을 심화할 수 있는 까닭이다. 아울러 기업·자영업자는 매출 부진, 비용 증가 등의 여파로 도산·폐업할 가능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연구소는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고, 한국은행은 금리 동결을 이어가다 상황에 따라 인하하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병행할 것으로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타 주요 통화 대비 큰 폭의 약세를 보여 1500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쟁이 1년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직접 연관산업 및 내수산업에 집중되던 피해 업종이 일부 수혜 산업을 제외한 대다수 업종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아울러 정부가 단기 경기 대응 대신 중장기 산업 구조 변화로 정책을 전환함에 따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역설적으로 '경기 부진 완화'에서 '인플레 억제'로 전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물가상승이 본격화됨에 따라 한은이 금리인하 대신 금리인상으로 회귀할 수 있고, 현실화될 경우 고금리 환경이 고착화됨에 따라 대출자들의 이자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앞서 일부 국내외 경제연구기관은 국제유가의 상승 추이에 따라 경제성장률 하락 폭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날 10시 53분 현재 두바이유 유가는 배럴당 129.90달러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60달러대에 불과하던 한 달 전보다 2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이 같은 유가 추세를 고려해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연평균 100달러일 경우 경제성장률이 최소 0.3%p 하락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p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씨티는 연평균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2달러로 급등하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0.45%p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환율·유가·금리·물가 등이 고루 악영향을 받음에 따라, 금융권 업황도 전반적으로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신용평가가 발간한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영향 점검 업데이트'에 따르면 은행업권은 환율 상승시 위험가중자산(RWA)이 확대돼 은행 자본비율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업권의 경우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트레이딩 손실 발생 가능성이 우선적으로 점쳐졌다. 또 고금리 환경 속 안전자산 선호 확대시 자산관리부문 실적에도 부정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카드·캐피탈업권의 경우 금리 상승이 조달비용 확대로 이어져 수익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했다.
저축은행업권의 경우 전쟁 장기화가 순이자마진(NIM) 하락 속 예금금리 상승압력으로 작용해 수익성에 부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대로 보험업권의 경우 금리상승이 보험사 자본비율 개선 요인으로 작용해 중·장기적으로 자산 운용수익률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