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홍명보호가 월드컵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리허설 첫 경기에서 '아프리카의 복병' 코트디부아르에게 처참하게 패했다. 다가오는 월드컵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한국 대표팀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FIFA랭킹 22위)은 28일 밤 11시(이하 한국시간)부터 영국 밀턴킨스의 스타디움MK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랭킹 37위)와 A매치 평가전에서 0-4로 완패했다. 한국은 세 차례나 골대를 맞히는 불운을 겪기도 했지만 무득점에 수비 집중력 부재로 대량 실점해 큰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이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서 0-4 완패를 당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SNS
코트디부아르전을 허망하게 마친 홍명보호는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동해 오는 4월 1일 오전 3시 45분 오스트리아와 두 번째 평가전을 갖는다.
대표팀의 이번 유럽 원정 2연전은 6월 개막하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이전 마지막 A매치 기간에 열리고 있다.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보여줄 것인지 가늠하고,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정하기 전 선수들을 점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하지만 이날 대표팀이 보여준 경기력은 '이대로는 안된다'는 큰 걱정만 안겼다.
코트디부아르는 한국이 이번 월드컵 A조에서 만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대비한 가상의 상대로 모의고사 성격이 강했다. 한국은 2026 월드컵에서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럽 플레이오프 패스D 승자(덴마크-칠레전 승자)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홍명보 감독은 강호들을 줄줄이 만날 월드컵에 대비해 스리백 카드를 내세웠다. 최전방에는 최근 소속팀에서 물오른 득점 감각을 자랑하는 오현규(베식타스)를 내세웠으며 양 측면에 황희찬(울버햄튼)과 배준호(스토크시티)가 포진했다. 황인범(페예노르트)이 부상으로 빠지며 관심을 모은 중원은 김진규(전북 현대)와 박진섭(저장 FC)이 배치됐다. 좌우 윙백으로는 설영우(즈베즈다)와 김문환(대전하나시티즌)이 선택받았다. 스리백은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조유민(샤르자)으로 구성됐다. 골문은 조현우(울산 HD)가 지켰다.
감기 기운이 있는 캡틴 손흥민(LA FC), 발목 부상 여파로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벤치에서 시작했다. 손흥민이 선발 출전하지 않아 주장 완장은 김민재가 찼다.
황희찬이 상대 선수 사이로 드리블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전반 초반에는 한국이 주도권을 잡았다. 황희찬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12분 아크 왼쪽에서 위협적인 오른발 중거리슛을 때린 황희찬은 전반 19분에는 수비 뒷공간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넣었으나 아쉽게도 쇄도하던 배준호의 발에 닿지 못했다.
전반 20분 한국에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오현규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는데 이 공이 반대편 골포스트를 강타했다. 튀어나온 공을 배준호가 넘어지면서 오른발을 갖다 댔으나 빗맞아 골문을 벗어났다.
이번 평가전을 통해 처음 시행된 3분간의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후 코트디부아르가 공세를 끌어올렸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도입 예정인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전·후반 각 22분 시점에 약 3분간 주어진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실시됐던 '쿨링 브레이크'와는 달리 날씨와 상관없이 주어지는 휴식 및 재정비 개념이어서 월드컵 본선에서도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 분위기가 코트디부아르 쪽으로 넘어가더니 전반 35분 선제골을 넣으며 리드를 잡았다. 마르시알 고도의 땅볼 패스를 에반 게상이 받아 박스 정면에서 오른발 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조유민이 고도와 경합에서 밀린 것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전반 실시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전반 39분에는 코트디부아르의 코너킥 상황에서 에마뉘엘 아그바두에게 위협적인 헤더를 허용했으나 골키퍼 조현우가 선방했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전반 43분 또 한 번 골대 불운을 겪었다. 설영우가 박스 정면에서 시도한 오른발 슈팅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때리고 나왔다.
결정적인 동점 기회를 놓친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시몽 아딩그라의 개인기에 수비진이 무너지며 추가골을 얻어맞고 말았다. 전반은 한국이 0-2로 뒤진 채 마쳤다.
후반 들면서 홍 감독은 3장의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미드필더 박진섭 대신 백승호(버밍엄시티)를 투입했으며 조유민과 김문환을 빼고 이한범(미트윌란)과 양현준(셀틱)을 넣었다.
그래도 반격이 안되자 후반 13분에는 배준호, 오현규, 황희찬이 벤치로 물러나고 손흥민, 이강인, 조규성(미트윌란)을 투입해 공격진을 완전히 바꿨다.
만회골을 위해 애썼지만 한국의 공격은 잘 풀리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17분 양현준의 실책성 플레이가 빌미가 돼 또 실점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양현준이 헤더로 어설프게 처리한 공이 게상에게 향했다. 게상의 슈팅은 조현우가 막아냈으나 고도가 재차 슈팅해 3-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후반에 실시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 한국이 강한 압박으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애썼다. 이강인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후반 31분 이강인이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날카로운 왼발슛을 때렸다. 이마저도 골대를 때리고 나와 한숨 소리가 커졌다.
이후에도 한국은 후반 35분 설영우 대신 엄지성(스완지)을 투입하며 공세를 이어갔고, 계속 코트디부아르 골문을 노렸지만 끝내 골은 터지지 않았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윌프레드 싱고에게 쐐기골까지 허용하며 4골 차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