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사업자대출 전수검증 예고…지방 분양시장 자금흐름 흔드나

입력 2026-03-29 14:00:00 | 수정 2026-03-29 10:00:35
조태민 기자 | chotaemin0220@mediapen.com
[미디어펜=조태민 기자]국세청이 사업자대출을 용도 외로 유용해 주택을 취득한 의심 사례를 올해 하반기부터 전수 검증하겠다고 밝히면서 지방 분양시장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서울 고가주택 시장의 편법 거래 차단이 이번 조치의 직접 목표지만, 준공 후 미분양과 PF 부담이 큰 지방에서는 자금조달 여건이 더 보수적으로 바뀌며 분양률 방어와 현금 회수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국세청의 사업자대출 전수검증 예고가 지방 분양시장 자금 흐름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자금조달계획서상 대출자료와 관계기관 협조 자료를 토대로 사업자대출 유용 의심 사례를 선별한 뒤 대출의 종류와 사용처, 사업체 신고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탈루 혐의가 확인되면 조사 대상으로 넘기고, 상반기까지 용도 외 유용 대출금을 자진 상환하고 수정신고하면 검증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본격 검증은 2025년 귀속 종합소득세 신고기한이 지난 올해 하반기부터 실시된다.

정부가 직접 겨눈 곳은 분명하다. 사업자대출을 활용한 편법 주택 취득을 막겠다는 것이다. 실제 국세청은 고소득 전문직 사업자가 서울 강남권 아파트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사업자대출금과 신고 누락 자금을 함께 쓰고, 관련 이자를 수년간 경비로 계상한 사례를 공개했다. 지난 26일 열린 제10차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 협의회에서도 국세청과 금융감독원이 사업자대출 용도 외 유용 여부를 집중 점검하기로 하면서 서울 고가주택 시장을 둘러싼 불법·편법 자금조달 차단 기조를 다시 확인했다.

다만 업계의 시선은 지방으로도 향한다. 지방 분양시장이 이미 준공 후 미분양과 유동성 부담을 안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의 2026년 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2만9555가구로 전월보다 3.2% 늘었고, 이 가운데 2만5612가구가 비수도권에 몰려 있다. 정부가 2026년 예산에 지방 준공 후 미분양주택 5000가구 매입과 4950억 원을 반영하며 지방 건설사 유동성 확보 지원에 나선 점도 이런 상황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지방 현장에서는 이번 점검을 단순한 세무 조사로만 보지 않는 시선이 나온다. 준공 후 미분양을 안고 있는 사업장일수록 할인분양과 잔금 유도, 계약 조건 조정 등을 통해 분양률과 현금 회수 속도를 관리해야 하는데, 사업자성 자금 전반에 대한 점검이 강화되면 수요자와 자금 공급자 모두 더 보수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서다. 분양률 방어가 흔들리면 PF 만기 연장이나 차환 협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지방에서 이번 조치를 예민하게 보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이는 지방에서 미분양 관리와 유동성 확보가 이미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황과 맞물린다.

물론 정부가 직접 들여다보는 대상은 지방 미분양 사업장 자체가 아니라 사업자대출을 활용한 편법 주택 취득이다. 그럼에도 준공 후 미분양이 지방에 집중돼 있고 정부도 별도 예산을 편성한 만큼, 지방에서는 이번 점검 강화가 분양현장의 자금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 고가주택 편법 거래를 막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지방은 분양률과 현금 회수에 더 민감한 시장”이라며 “사업자성 자금 전반에 대한 점검이 강화되면 미분양 사업장일수록 잔금 유도나 자금 조달 여건이 더 보수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
관련기사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