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30일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시장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 지원을 등에 업은 김 전 총리의 대구시장 도전과 국민의힘의 내부 갈등이 맞물리면서 대구 민심이 어떻게 변화할 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를 선언한 뒤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2·28기념중앙공원을 찾아 시민들 앞에서 두 번째 출마 기자회견을 열며 본격적인 ‘대구행’을 선언했다.
그는 출마 선언문에서 “대구가 앞장서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보수가 살아난다”며 “보수는 원래 정도를 지키고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 아닌가. 나라가 망하고 대구가 망해도 나만 살면 된다는 사람들이 무슨 보수를 운운하느냐”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30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밝히던 중 한 시민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6.3.30./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을 겨냥해 “대구가 앞장서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유능한 진보와 건강한 보수가 함께 있어야 지역도, 국가도 발전할 수 있다”며 ”보수를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지금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는 집권 여당 소속 시장을 뽑아야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그는 “이재명 정부는 아직 4년이 남아 있다. 국민의힘 의원이 시장이 되면 맨날 욕만 하던 이재명 정부를 상대로 뭘 할 수 있겠느냐”며 “김부겸이 시장이 되면 정부·여당에 지원을 요구할 명분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시장이 된다면 가장 먼저 시급하게 해결할 현안으로 ▲대구·경북 행정통합 완수 ▲민군 통합공항 이전 ▲2차 공공기관 이전과 청년 일자리 연계 ▲인공지능(AI)·로봇 기반 산업 구조 대전환 등을 언급했다.
아울러 대구 경제의 근간인 기계설비·제조업에 AI 기술을 접목해 세계 로봇 수도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도 내비쳤다.
민주당은 김 전 총리 출마와 함께 대구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 전폭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당 차원의 이른바 ‘선물 보따리’가 공약 형태로 제시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향후 정책 공약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선물 보따리 내용으로 ▲대구·경북신공항 국가 예산 지원 ▲IBK기업은행 본점 대구 이전 ▲대법원 대구 이전 ▲수성알파시티·제2국가산단 첨단기업 유치 지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27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자신을 6·3 지방선거 공천에서 배제(컷오프)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결정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심문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3.27./사진=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은 대구 공천 과정에서 ‘혁신 공천’을 내세우며 인적 쇄신에 나섰지만, 국회부의장인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공천 배제(컷오프) 과정에서 내홍이 불거져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22일 주 의원과 이 전 위원장을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하면서 유영하·윤재옥·추경호·최은석·이재만·홍석준 의원 등 6명을 최종 후보로 정했다.
이에 주 의원은 ‘컷오프 절대 수용 불가’를 내세우며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고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 전 위원장도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컷오프 재고를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는 주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국민의힘 후보와 3자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지만 사실상 양자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전 총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구 선거는 결국 막판에 양자 구도로 좁혀지는 패턴이 반복돼 왔다”며 “지지율 흐름이 그대로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대구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집권 여당의 전직 총리가 대구를 위한 ‘선물 보따리’를 등에 업고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국민의힘은 내부 갈등만 키웠다”면서도 “대구는 선거 막판 보수가 위기에 처하면 표심은 하나로 뭉치게 된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