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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부동산 진단②-보유세] 강화 방향 맞다지만…세입자 역풍 '경고음'

입력 2026-03-31 10:12:46 | 수정 2026-03-31 10:18:15
박소윤 기자 | xxoyoon@daum.net
[미디어펜=박소윤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자신의 SNS를 통해 부동산 관련 메시지를 내고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 정상화는 계곡 불법시설 정비나 주식시장 정상화보다는 쉬운 일"이라며 이번에야 말로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자신의 분당 아파트를 매각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말 한마디를 할 때마다 부동산 시장은 크게 술렁인다. 과연 대통령의 장담대로 집값은 잡힐 수 있을까? 미디어펜은 △양도세 △보유세 △주택공급 등 현재 중요 부동산 이슈를 짚어보면서 집권 1주기를 앞둔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평가와 조언도 들어봤다.[편집자 주]

정부가 보유세를 비롯한 부동산 세제 개편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강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임차인 부담 방지 완화책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보유세 강화는 ‘공감’…“실수요 중심 재편돼야”

오는 5월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둔 가운데 정부가 보유세 등 ‘세제 손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조세 형평성과 실수요 중심 재편이라는 정책 방향에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늘어난 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넘어 고가·비거주 1주택자까지 규제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부동산 세제 개편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양도세 중과 재개를 기점으로 보유세 강화와 금융 규제 확대 등 추가 정책이 발표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보유세는 집을 소유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부과되는 세금으로, 부담이 커질수록 다주택을 장기간 유지할 유인이 줄어든다. 이는 자연스럽게 실거주 중심의 1주택 구조로 시장을 재편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거래 단계에 집중된 세 부담을 보유 단계로 분산시키면서 다주택자 버티기를 깨트려 매물 잠김을 해소하는 ‘선순환’ 구도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 역시 이번 세제 개편을 단기 처방이 아닌 중장기 시장 체질 개선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보유세 인상 자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큰 이견이 없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석좌교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 인상이나 공시가격 현실화 등을 통해 보유세 강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거래세는 낮추고 보유세를 높이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은 “거래의 벽은 낮추고 보유의 벽은 높여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정책이 시행될 경우 매물 증가와 함께 가격 상승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 조정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고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 변화가 먼저 나타날 공산이 크다는 평가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세 부담 증가에 따른 매도 압력으로 일부 고가 주택 시장에서 가격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보유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실수요 중심 시장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은 “보유세를 강화하게 되면 현금흐름이 부족하거나 대출이자에 부담을 가지는 주택보유자가 주택을 저가에 처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중장기적으로는 보유세 강화가 실수요 중심의 시장 재편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며 “보유세는 점진적으로 강화하고 거래세는 함께 낮추는 패키지라면 시장 왜곡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도 선제 대응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강남권과 한강변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매도를 검토하거나 증여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보유 부담 증가를 우려한 집주인들이 자산 구조를 조정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부동산시장에서 원활한 흐름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거래세를 낮추고 보유세를 강화함으로써 유연한 정책을 펼쳐 나가는 게 균형을 맞추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이대열 한국주택협회 정책본부장은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실거주 목적의 1주택 보유 성향을 더욱 공고히 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이러한 보유세 강화가 주택 공급의 주요 주축인 민간의 투자 심리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교한 속도 조절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 세 부담 ‘임차인 전가’ 우려…전월세 상승 압력 확대

문제는 늘어난 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되는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보유 비용이 증가하면 임대인이 이를 월세나 보증금에 반영하면서 세 인상분이 사실상 임차인에게 이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두성규 대표는 “매매 뿐 아니라 임대차 시장에서도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세금이 강화되면 임대인이 이를 임차인에게 전가하는 현상을 막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송승현 대표도 “임대인은 보유세나 세금 부담이 늘어나면 임대료 조정을 통해 수익률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도심처럼 임대 공급이 제한된 지역일수록 가능성이 더 높다”고 내다봤다. 

과거 사례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확인된다. 종합부동산세가 도입된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서울 월세는 약 20.5% 폭등했다. 세제 강화 기조가 지속된 문재인 정부 시절(2018~2022)에도 월세가 19%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실거래가 지수 기준으로는 2018년 1월 96.39였던 월세 지수가 2022년 12월 127.32까지 증가해 체감 부담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100만 원 수준이던 월세 부담이 132만 원까지 뛰었다는 의미다. 

현재 국내 임대차 시장 상황 또한 녹록지 않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3% 상승하며 전주 대비 오름폭이 커졌다. KB부동산 집계 기준 지난달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66.8로, 2021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 물량 감소도 뚜렷하다.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달 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년 새 약 40% 가까이 줄었다. 수요가 공급을 한참 웃도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전세 가격 상승 압력은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이로 인해 주거비 지출도 급증하는 추세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올해 2월 기준 151만 원으로, 1년 전보다 약 11.9% 상승했다. 이는 월평균 근로자 임금의 약 36%에 해당하는 수치로 소득의 3분의 1 이상이 주거비로 사용되고 있음을 뜻한다. 

결국 전세 거주를 통해 주거비를 절감하고 종잣돈을 모으던 청년 등 무주택자의 ‘주거 사다리’가 점점 무너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 2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3억1145만 원으로, 지난해 노동자 평균 월급(420만 원)의 300배를 넘어선 상태다. 단순 계산으로 26년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두 모아야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

해당 수치는 문재인 정부 시기였던 2021년 12월과 동일한 수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당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5146만 원, 월평균 근로자 임금은 368만9000원으로 약 312배 차이를 보인 바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오는 5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전월세 가격 상승률이 한층 가팔라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중과 재개로 ‘팔고 싶어도 못 파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매물 잠김이 심화되고, 여기에 전세 대출 규제가 월세 전환을 부추기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권대중 교수는 “결혼 등 실수요는 계속 발생하는데 매물은 줄어 전세와 월세 모두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했고,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매물이 잠기고 입주 물량도 없어 공급이 실종될 것”이라며 “여기에 대출 규제 등을 고려하면 전세 감소는 필연적 결과”라고 꼬집었다.

서진형 회장은 “매물이 줄고 매수여력도 부족해 희망가의 괴리가 커지면서 매물이 급감할 것”이라며 “또 실거주의무 등으로 전세 공급이 하락하며 월세 수요가 증가하면서 월세가의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 “세 부담 전가 방지책 필요”…공급·임대 안정 장치 병행해야

전문가들은 임차인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적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제 개편이 시장 전반의 안정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단순한 세율 조정이 아닌, 임대료 관리와 공급 확대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수적이라는 제언이다.

우선 임대료 상승을 직접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표준 임대료 기준을 마련하거나 세 부담을 일정 기간 유예하는 방식으로 급격한 임대료 전가를 완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문도 명지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처럼 수급 불균형이 심한 지역에서는 일정 수준의 표준 임대료 기준을 제시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대중 교수 역시 “세금을 인상할 경우 일부만 올리거나 급격히 조정하면 조세 전가가 발생할 수 있다”며 “세금 유예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임대료 상승률 관리 등 실효성 있는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대인 측 부담을 덜어 시장 내 자연스러운 조정을 유도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김인만 소장은 “세입자 전가를 막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임대인이 매물을 합리적으로 처분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드는 것”이라며 “양도세를 낮춰 출구를 열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학렬 소장도 “세금은 결국 시장에서 최종 소비자가 부담하게 되는 경제 법칙을 피하기 어렵다”며 “상생 임대인 인센티브를 강화해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전했다.

근본적으로는 공급 확대가 해법이라는 데에도 의견이 모인다. 송승현 대표는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임대 공급 확대가 핵심”이라며 “임대사업자 제도를 합리적으로 정비해 안정적인 장기 임대주택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제 역시 시장 상황과 수급 구조를 고려해 점진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대열 본부장은 “임차인의 선택지가 늘어나야 임대인의 가격 결정력이 약화된다”며 “공공 공급뿐 아니라 민간 공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규제 완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두성규 대표 또한 “수급 불균형 상황에서는 전가를 막기 어렵다”며 ‘민간 주도’의 공급 확충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효선 전문위원은 “민간 임대 시장 경쟁 체제 구축, 임대차 3법의 부작용 보완, 적절한 임대사업자 등록 유인 제공을 통해 임대료 안정 약정을 유도하고 저소득 임차인 대상 주거급여·임대료 보조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적정한 보유세 수준에 대해서는 ‘보유세는 강화하되 거래세는 완화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방향성에 무게가 실린다. 권대중 교수는 “취득세와 양도세를 낮추는 만큼 보유세를 누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으며 김인만 소장은 “보유세 인상으로 1주택 중심 구조를 유도하되, 기존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양도세 완화를 통해 합리적인 출구를 열어줘야 한다”고 분석했다.

송승현 대표는 “양도세를 완화해 거래를 활성화하고, 보유세는 공시가격 현실화 수준에 맞춰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다주택 중과세율을 완화해 기본세율 중심으로 단순화하는 것이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짚었다. 또 서진형 회장은 “현재 보유세와 양도세 비중이 2대 8 수준인데, 이를 8대 2 수준으로 단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거래 단계에 집중된 세 부담을 보유 단계로 옮겨야 시장의 정상적인 순환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설문에 도움주신 분들(가나다 순)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석좌교수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 △이대열 한국주택협회 정책본부장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 △한문도 명지대 대학원 겸임교수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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