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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자유전’ 훼손 농지 전국 전수조사…5월부터 단계적 추진

입력 2026-04-01 09:44:29 | 수정 2026-04-01 09:59:10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국내 농지 면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와 투기 수요가 늘면서 헌법상 ‘경자유전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 정부는 왜곡된 농지 시장을 바로잡고 실소유·이용 현황을 정밀 파악하기 위해 대규모 전수조사에 본격 착수한다.

정부가 전국 농지 소유자 대상의 전수조사를 추진한다. 사진은 농지 모습./사진=미디어펜 박준모 기자



단기적 조사를 넘어 전체 농지 이용 실태를 전면적으로 재정비하고, 중장기적으로 제도 개편까지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정은 2026년부터 2단계에 걸쳐 농지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하고, 올해 1단계 조사에 추가경정예산 588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1996년 ‘농지법’ 시행 이후 취득한 농지를 중심으로 기본조사와 투기 위험군에 대한 심층 점검이 이뤄진다.

조사는 5월부터 행정정보와 드론·항공사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불법 의심 농지를 선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어 8월부터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수도권 전역, 경매 취득자, 농업법인 및 외국인 소유 농지, 관외 거주자 등 ‘10대 투기 위험군’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이 실시된다.

10대 투기 위험군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수도권 전 지역 △경매 취득자 △농업법인·외국인 소유 농지 △최근 10년 내 농취증 발급(상속 농지 제외), 관외거주자, 공유취득자 △농지이용실태조사 결과 적발 농지 △기본조사 결과 불법 의심 농지 등이다.

정부는 조사 실행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 합동 농지 조사 및 제도 개선 추진단’을 구성하고, 지방자치단체 및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함께 약 5000명 규모의 조사 인력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적발된 농지에 대해서는 유형별로 행정처분과 계도를 병행한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무단 휴경이나 불법 임대차가 확인될 경우 유예없는 즉각적인 처분명령이 가능하도록 관련 법 개정도 추진된다.

이번 조치는 농지의 투기 수단화를 차단하고 경자유전 원칙을 회복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최근 농지 가격 상승과 비농업인 소유 확대는 청년농과 귀농인의 농지 접근성을 저하시킨 주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실제 농지 수급 구조도 악화되는 추세다. 2025년 기준 경지면적은 150만ha로, 지난 20년간 약 32만ha 감소했다. 같은 기간 농지 실거래가격은 하락세로 전환됐지만 수도권과 지방 간 가격 격차는 여전히 크게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농지 가격은 전남 대비 7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농지의 실제 소유 및 이용 현황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밀한 농지 정책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농지보전부담금 정상화, 농지보전총량제 도입 등 구조적인 제도 개선도 병행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농지 조사가 농지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다만 지방정부의 인력 부족과 행정 집행력 한계가 변수로 지적되면서 제도 개선과 현장 집행 간의 간극을 어떻게 좁힐지가 관건이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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