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미콘 차이나' 반도체 전시회에서 웨이퍼 샘플이 전시돼 있다 (자료사진, AFP=연합뉴스)
[미디어펜=김종현 기자] 중국이 미국의 강력한 수출 규제 속에서 반도체 산업을 비약적으로 키우고 있다.
CNBC는 3일(현지시간), SMIC를 비롯한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관련 막대한 수요에 힘입어 작년에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몇 년간 미국의 제재가 중국의 자급자족 노력을 촉발했고, 이제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도 추가적인 매출 급증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AI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국내 대형 기술 기업들의 강력한 수요를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인 SMIC는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16% 증가한 93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매출은 11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와 경쟁을 목표로 하는 무어스레드(Moore Threads)는 2025년 매출이 14억 5천만 위안(약 2억 980만 달러)에서 15억 2천만 위안 사이가 될 것이라고 가이던스를 제시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231%~247% 증가한 수치이다.
전기차와 관련 인프라의 성장은 상대적으로 덜 발전된 '성숙 노드' 반도체 수요를 지탱했으며, AI로 인한 첨단 칩 수요는 천정부지로 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미국의 제재로 중국은 핵심 반도체 기술 접근이 차단되었고, 이는 베이징이 미국 기술에서 벗어나 자급자족을 추진하는 속도를 높였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파르브 샤르마는 "중국은 아직 GPU 최고 성능을 선도하지 못하지만, 이러한 자국 솔루션들이 국내 '컴퓨트 격차'를 메우며 기록적인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메모리 칩 업체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주요 메모리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30% 증가해 550억 위안(약 80억 달러)을 넘어섰다.
AI에 필요한 고급 메모리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세계 3대 기업이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HBM의 대중국 수출 제한은 CXMT에 기회를 제공했다.
모닝스타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펠릭스 리는 "미국의 HBM 수출 규제로 CXMT가 유일한 중국의 대안으로 부상했고, 기술적으로 뒤처진 HBM2나 HBM2e조차도 열렬히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16년부터 생산한 HBM2와 HBM2e 기술은 이미 오래된 것이지만, CXMT는 올해 HBM3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컨설팅 회사인 알브라이트 스톤브리지그룹의 중국 전문가인 폴 트리올로는 메모리 칩 제조에서 얻은 전문성이 GPU 같은 다른 칩으로의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의 모든 메모리 팹은 이제 2022년 10월 미국 수출 통제 이후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첨단 공정 기술을 인큐베이트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기록적인 매출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기술력 면에서는 여전히 미국, 한국, 유럽, 대만 기업들에 뒤처져 있다. SMIC 등은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TSMC처럼 최첨단 칩을 대규모로 생산할 수 없다. 이는 네덜란드 ASML이 생산하는 최첨단 반도체 장비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트리올로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의 수출 통제로 큰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일부 분야에서는 자국 대체재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아직 부족하다"고 했다.
[미디어펜=김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