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보험업계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해외투자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환헤지 비용이 확대되면서 수익성과 자본건전성에 압박이 가해지는 모습이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의 해외 외화증권투자 잔액은 750억달러로 2024년 말(655억7000만달러) 대비 14.4%(94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돌파하면서 해외투자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을 환헤지 부담이 커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보험사는 해외 채권·주식 등 외화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 투자 시 환율 변동으로 발생하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외화자산에 대한 100% 환헤지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주로 선물환·통화스왑과 같은 파생상품을 환헤지 수단으로 활용하는데 최근 환율 상승과 함께 헤지 비용도 증가하게 됐다. 특히 한·미 금리차 역전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겹치면서 비용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 같은 환경은 보험사의 투자 수익률을 직접적으로 잠식한다. 환율 상승 자체는 외화자산 평가이익을 키울 수 있지만, 이를 상쇄하기 위한 헤지 비용이 더 빠르게 증가할 경우 실질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할 수 있다.
문제는 환율 변동성이 단기 이슈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장기화 여파로 환율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의 리스크 관리 부담도 구조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본건전성 측면에서도 부담이 적지 않다. 환율과 금리가 동시에 요동칠 경우 자산·부채의 평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지급여력(K-ICS) 비율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장기 부채를 보유한 생명보험사들은 금리와 환율 변동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부 보험사는 만기가 긴 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환율 변동성에 노출을 줄이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또 헤지 수단을 다변화해 비용을 낮추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전략 변경이 오히려 추가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 자체보다 변동성이 커진 점이 더 큰 부담”이라며 “헤지 비용과 투자 수익 간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단기 대응을 넘어 중장기적인 자산·부채 관리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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