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중동전쟁에도 금 약세…차익실현 우세 속 반등 가능성"

입력 2026-04-05 06:00:00 | 수정 2026-04-05 09:42:47
백지현 차장 | bevanila@mediapen.com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중동전쟁에도 금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며 전통적인 ‘안전자산’ 역할보다 차익식현 수단으로서의 성격이 부각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투기적 레버리지 해소 과정에서 가격 하락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향후 달러와 금리 흐름에 따라 반등할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동전쟁에도 금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며 전통적인 ‘안전자산’ 역할보다 차익식현 수단으로서의 성격이 부각되고 있다./이미지 생성=gemini



5일 국제금융센터의 ‘최근 중동전쟁 이후 금 가격 약세 배경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전쟁 직후 상승했던 금 가격이 빠르게 하락세로 전환하며 전쟁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지난달 2일 전쟁 발발 직후 금 가격은 0.8% 상승했지만 이후 하락 흐름이 이어지며 30일 종가 기준 전쟁 직전 대비 약 15%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과거 사례와 비교하면 이례적인 흐름이다. 1990년 이후 주요 전쟁 8건을 보면 금 가격은 전쟁 발발 이후 1주일 뒤 평균 0.2%, 2주일 뒤 1.3%, 1개월 뒤 0.5%, 3개월 뒤 1.8% 상승하는 등 대체로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3개월 기준으로는 8차례 중 5차례 상승, 3차례 하락하는 등 결과가 엇갈렸다. 이는 전쟁 시 안전자산 선호가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이지만, 동시에 달러 가치와 금리, 투자심리 등 거시 변수에 따라 하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초까지 이어진 이례적인 금 가격 급등으로 투기자산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중동전쟁 이후 금은 전통적 안전자산보다 차익실현 수단으로 우선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금 가격이 65% 급등하며 1976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2월 말까지 22% 상승하는 등 과열 양상이 누적됐다.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추격 매수와 포모(FOMO·기회상실 우려) 심리도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이 과정에서 금이 기술주 등 위험자산과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는 평가도 확산됐다.

전쟁 발발 이후에는 유동성 확보와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한 차익실현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금 가격 약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부각되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후퇴하고,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등 금융환경이 금에 비우호적으로 전개됐다. 여기에 미국의 에너지 순수출국 지위를 바탕으로 달러 강세까지 이어지면서 금 가격 하방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자금 흐름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확인된다. 지난해 이후 올해 2월까지 금 ETF로 1126억달러가 순유입됐지만, 중동전쟁 이후 4주 동안 122억달러가 빠져나가며 역대 최대 월간 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그간 유입된 대규모 투기적·개인 자금이 빠르게 청산되면서 금 시장이 조정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중동전쟁 이후 금 가격이 급락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투기적 레버리지 해소 과정에서 나타난 단기 조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단기적으로는 가격 하락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본질적 가치가 훼손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주요 투자은행(IB)들도 최근 금 가격 약세를 일시적 현상으로 진단하며, 2분기 내 저점 통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가격 조정 이후에는 지지선이 형성되고,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될 경우 달러 강세가 완화되면서 대기 수요가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아울러 포지션 디레버리징이 진행되면서 금 가격 변동성도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며, 중기적으로는 달러와 금리의 안정 여부가 금 가격 회복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