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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환의 역설①] '풀스택' 한국 IT… '연결과 융합' 최적화

입력 2026-04-06 15:09:52 | 수정 2026-04-08 09:28:02
배소현 기자 | kei_05219@mediapen.com
글로벌 AI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산업 구조 전반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미국은 플랫폼과 AI 기술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고, 중국은 제조 역량을 앞세워 주도권 잡기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AI 경쟁 구도를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가운데, 뒤처지지 않기 위한 한국 IT 산업만의 차별적 경쟁력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미디어펜은 이번 기획을 통해 한국이 가진 산업 구조의 특징과 한계를 짚고, AI 시대 새로운 기회 요인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글로벌 AI 경쟁 구도가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한국 IT 산업이 '풀스택 구조'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부터 디바이스, 통신 인프라, 플랫폼까지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구조가 AI 전환 국면에서 새로운 가능성으로 주목받는 모습이다.

사진=AI 이미지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AI 기술 확산과 함께 국가별 산업 경쟁력의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은 초거대 AI 모델과 플랫폼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은 제조와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는 흐름이다. 이와 달리 한국은 특정 분야의 절대 강자라기보다는 다양한 산업 요소를 동시에 갖춘 구조로 차별화된 위치를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반도체부터 플랫폼까지… '풀스택 구조' 강점 부각

한국 IT 산업의 가장 큰 특징은 반도체, 디바이스, 통신 인프라, 플랫폼을 모두 보유한 풀스택 구조라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 경쟁력에 더해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네트워크 인프라, 네이버와 카카오의 플랫폼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생태계가 형성돼 있다.

이 같은 구조는 기술 개발부터 서비스 구현, 시장 적용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산업 내에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과 가전, 통신 기반 서비스, 플랫폼 콘텐츠 등이 빠르게 결합되며 새로운 서비스 형태로 확장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가전에 적용된 AI 기능은 온디바이스와 클라우드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를 기반으로 고도화되고 있으며, LG전자 역시 AI 가전을 중심으로 플랫폼과 서비스를 결합한 사용자 경험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네이버와 카카오의 AI 서비스가 콘텐츠와 커머스, 커뮤니케이션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디바이스와 네트워크, 플랫폼을 잇는 구조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가운데 한국의 높은 IT 수용성과 빠른 서비스 확산 속도 역시 강점으로 작용한다. 국내 시장은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 반응이 빠르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돼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계에서도 한국 시장을 '신기술 테스트베드'로 평가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과 5G 인프라, 디지털 서비스 이용률 등을 바탕으로 신기술 적용과 확산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신기능을 선별 출시하는 가운데, 한국 역시 높은 디지털 수용성을 바탕으로 주요 시장 중 하나로 거론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산업 간 경계가 흐려지는 AI 시대에는 개별 기업이나 분야의 경쟁력보다 다양한 요소를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의 풀스택 구조는 이러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같은 강점에도 불구하고 각 분야에서의 '초격차' 확보는 제한적이라는 점은 과제로 꼽힌다. AI 모델과 플랫폼 영역에서는 미국 기업들이, 제조와 가격 경쟁력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각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상대적으로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들에 따르면 글로벌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 시장에서는 미국 기업들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스마트폰·가전 등 완제품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개별 분야 경쟁보다는 산업 간 결합을 통한 차별화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 '연결과 융합'이 경쟁력… AI 시대 새로운 방향성

업계에서도 한국 IT 산업의 경쟁력이 '개별 경쟁'이 아닌 '연결과 융합'에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와 디바이스, 네트워크, 플랫폼이 결합된 구조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AI 전환이 본격화될수록 산업 간 협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AI 서비스, 디바이스와 플랫폼이 결합된 사용자 경험, 기업용 솔루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융합 사례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또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도 기회가 있다는 분석이다. 제조와 IT를 동시에 보유한 한국 기업들은 산업 현장에 AI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단 평가다.

결국 AI 시대 경쟁 구도는 단일 기술이나 플랫폼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산업 요소를 결합한 '생태계 경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IT 산업이 가진 구조적 특징이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특정 분야에서 압도적인 1등은 아니지만 여러 산업을 연결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독보적인 강점"이라며 "AI 시대에는 이런 연결과 융합 능력이 오히려 경쟁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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