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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의 수직계열화...10조원 몸값 증명 시험대

입력 2026-04-07 15:15:39 | 수정 2026-04-07 15:15:35
김견희 기자 | peki@mediapen.com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출발한 무신사가 자회사 흡수 합병을 완료하며 '브랜드 하우스'로의 정체성 확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판매 수수료 중심의 중개 플랫폼에서 직접 지식재산권(IP)을 발굴하고 유통하는 회사로 수익 구조의 축을 옮기며, 기업 가치 10조 원을 증명해나가는 모습이다. 

무신사 메가스토어 용산에서 쇼핑 중인 고객들 모습. /사진=무신사 제공



7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 1일 자회사 무신사트레이딩과 화이트룸의 흡수합병 및 등기 절차를 마쳤다. 이번 합병은 해외 브랜드 유통권과 인큐베이팅 기능을 본사로 통합해 고정비를 절감하는 한편, 플랫폼 인프라와 브랜드 IP(지식재산권)를 결합해 영업이익률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자회사 합병을 두고 무신사의 '후방 수직계열화'가 본격화한 지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등 글로벌 패션 그룹들이 취해온 정통적인 행보와는 역 방향이다. 전통적인 패션 거물들은 강력한 브랜드 헤리티지(IP)를 먼저 확보한 이후 가치를 높이기 위해 백화점이나 편집숍 등 유통망(전방)을 장악하는 전방 통합 방식을 취해왔다. 

반면 무신사는 압도적인 데이터가 집약된 유통 플랫폼을 먼저 구축한 뒤, 이를 지렛대 삼아 브랜드 판권(후방)을 본사로 통합하는 역방향 방식을 취하고 있다. 단순 중개 수수료에 의존하던 기존 수익 모델 중심에서 고마진 제품 매출 중심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체질 개선에 나선 셈이다. 

무신사가 구조적 변화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10조 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증명해야한다는 과제가 자리하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의 숙명인 수수료율 상한선과 성장 정체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수익의 질적 개선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신사는 플랫폼 중심에서 제조와 유통을 아우르는 복합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을 수치로 입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46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1% 성장했으나, 영업이익(1405억 원)은 무려 36.7% 급증했다. 이익 성장 속도가 외형 성장률의 두 배에 달하는 '고정비 레버리지' 효과가 본격화된 것이다.

매출 구조 역시 중개 플랫폼 수수료(38.76%), 제품 매출(30.78%), 독점 유통 상품 매출(27.3%)이 고르게 삼분화되며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특히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는 연 매출 4500억 원을 돌파하며 단일 브랜드로도 조 단위 밸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섰다는 분석이다.

다만 무신사의 '브랜드 하우스로의 성장이 가져올 이해상충 이슈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플랫폼이 직접 브랜드를 소유·유통함에 따라 기존 입점 브랜드들과의 공정성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의 합병은 수수료 매출의 한계를 브랜드 이익으로 전환하려는 것"이라며 "'심판이 직접 선수로 뛰는 격'이라는 시장의 비판을 잠재우고 플랫폼 생태계의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상장 과정에서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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