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중동 전쟁발 유가 급등과 고환율 여파로 국내 항공업계의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동계 성수기 효과로 1분기까지는 버텨냈지만 전쟁 여파로 유류할증료가 한 달 새 최대 4배 이상 급등하고 비상경영과 감편이 본격화되면서 2분기부터 실적 하락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5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를 편도 기준 3만4100원으로 책정했다. 4월 7700원 대비 4.4배 오른 수준으로 현행 유류할증료 체계 도입 이후 최고치다. 유류할증료 적용 단계는 4월 5단계에서 5월 18단계로 한 달 사이 13단계나 수직 상승했다.
이처럼 국내선 할증료가 단기간에 급등한 이유는 5월 운임의 기준이 되는 3월 한 달간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이 전쟁 여파로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유가 상승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추가로 부과하는 금액으로 매달 변동된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 항공기들이 나란히 주기돼 있다./사진=김연지 기자
국제선 역시 추가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전월 대비 최대 3배 이상 상승했으며 단거리 구간은 1만4600원에서 4만3900원으로, 장거리 구간은 7만8600원에서 25만1900원으로 크게 올랐다. 일부 노선에서는 최대 30만원 수준까지 적용되고 있다. 업계는 전쟁 영향이 온전히 반영되는 5월 국제선 할증료가 최대치인 33단계까지 적용되며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에서 연료비는 통상 전체 영업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변수다. 유가 상승은 곧바로 비용 구조 악화로 이어지는 만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다. 문제는 유류할증료 인상만으로 비용 충격을 온전히 상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항공권 가격 상승은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곧 여행 수요 위축으로 연결된다. 실제로 일본·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을 포함해 항공권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여행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2분기는 방학과 연휴가 없는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힌다. 여기에 고유가와 고환율로 고정 비용이 늘고 여행 비용 부담까지 커지면서 수요 둔화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항공사들은 이미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대한항공은 4월부터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해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하는 한편 항공유 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중국과 캄보디아 등 일부 노선의 감편을 단행하고 기재 운용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환율 급등으로 인한 외화 부채 평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재무 건전성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대응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저비용항공사들은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고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공급을 조정하는 등 수익성 방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항공업계는 고유가, 고환율, 수요 둔화라는 3중고 속에서 생존 전략을 시험받게 됐다. 유류할증료 추가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운임 인상만으로 비용 증가를 모두 흡수하기 어려운 만큼 감편 전략과 비용 통제 수준, 수요 유지 여부가 향후 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는 성수기 수요가 실적을 뒷받침했지만 2분기부터는 유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성적표에 고스란히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