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정부가 포괄임금제를 이유로 연장근로수당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이른바 '공짜 노동'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오는 9일부터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을 전격 시행한다. 사용자는 변경된 지침에 따라 포괄임금이나 고정OT(시간 외 수당)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법정 수당이 약정액보다 많을 경우 그 차액을 반드시 지급해야 한다.
지난해 말 노사정·전문가 협의체인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은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에 합의하고 노사정 공동선언과 로드맵 추진 과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지도 지침은 노사정이 현행법과 판례를 반영해 마련한 것으로, 현재 노사 합의 사항을 반영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포함해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를 위한 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침에 따르면 사용자는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라 임금대장과 명세서에 기본급과 연장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 각종 수당을 명확히 구분해 기재해야 한다. 또 정액급제나 정액수당제 형태의 포괄임금 계약을 맺었더라도 실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법정 수당을 재산정해 부족분을 지급해야 한다.
현장에서 흔히 활용되는 고정OT 약정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보상을 강조했다. 약정한 금액이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수당보다 적음에도 차액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이를 명백한 임금체불로 간주해 집무규정에 따라 엄중히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용자는 임금대장 작성 시 실제 근로시간 기록과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며, 노동당국은 감독 과정에서 이를 반드시 확인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지침 시행과 함께 현장 안착을 위한 사후 관리에도 힘을 쏟는다. 신원 노출을 우려하는 노동자를 위해 포괄임금·고정OT 오남용 익명신고센터를 지속 운영하고, 신고된 사업장은 오남용 의심 사업장으로 관리해 수시 감독이나 하반기 기획 감독 대상에 우선 포함할 예정이다. 또한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사업장에 대해서는 재량근로제나 사업장 밖 간주근로제 등 현행법상의 특례 제도를 활용하도록 컨설팅을 지원한다.
고용부는 이번 지침 시행에 맞춰 임금명세서 작성 및 최저임금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기초노동질서 기획감독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점검 결과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과태료 부과 등 엄정 조치하는 동시에 정당한 보상을 위한 근로시간 기록 체계 구축을 유도할 방침이다.
김영훈 장관은 "포괄임금 약정을 체결했다는 이유만으로 일한 시간만큼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불공정한 관행이 현장에 여전히 남아 있어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현행법에 따라서도 임금대장상 근로시간수 및 기본급과 법정수당 등의 구분 기재를 토대로 노동자들의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급하는 것은 사용자의 기본적인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도 지침 마련을 계기로 노사는 입법 전이라도 공짜 노동이라는 불공정한 노동 관행을 시정해 달라"며 "정부 또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를 위한 건설업계 등 현장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