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중동 전쟁 여파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역대급 자금 이탈이 현실화된 가운데 은행과 보험 등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금융주들이 탄탄한 하방 경직성과 상승 탄력을 과시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거시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이익 가시성이 높은 가치주 선호 현상이 짙어진 데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수급을 강하게 끌어당긴 결과로 풀이된다.
중동 전쟁 여파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역대급 자금 이탈이 현실화된 가운데 은행과 보험 등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금융주들이 탄탄한 하방 경직성과 상승 탄력을 과시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증권(주식·채권) 투자 자금은 365억5000만 달러(약 54조1800억 원) 순유출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규모로 빠져나갔다. 이는 기존 최고치였던 지난 2008년 7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89억7000만 달러보다 무려 4배가량 많은 수치다. 주식 시장에서만 297억8000만 달러(약 44조1400억 원)가 빠져나가며 종전 최고치였던 올해 2월의 135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하지만 이 같은 대규모 외인 엑소더스와 매크로 불안 속에서도 저PBR주의 방어력과 이어진 4월 반등장에서의 상승세는 단연 돋보였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KRX 은행 지수는 지난 3일 1498.12에서 10일 1613.54로 불과 일주일 새 7.7%가량 급상승했다. 같은 기간 KRX 보험 지수 역시 3090.23에서 3222.14로 4.2% 오르며 동반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가 5377.30에서 5858.87로 폭등하는 동안 시장 수익률과 보폭을 맞추며 든든한 주도주 역할을 해낸 것이다.
외환시장의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환율이 안정을 찾기 시작한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하락한 148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일 이후 완연히 1500원을 밑돌기 시작하면서 극에 달했던 매크로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는 국면이다. 이러한 환율 하향 안정화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 여건 개선으로 이어지며 저PBR주에 대한 매수 강도를 높이는 동력이 되고 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귀환하며 코스피 시장을 밀어 올리는 과정에서도 금융주를 향한 러브콜은 뚜렷했다. 외국인은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5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314억 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이 과정에서 KB금융 등 주요 저PBR 금융주를 잇달아 대거 사들이며 수급을 강하게 뒷받침했다.
증권가에서는 대외 변동성이 여전한 시기일수록 실질적인 주주환원 여력을 갖춘 저PBR주의 매력이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으나 은행과 보험 등 대표적인 저PBR 종목들의 경우 양호한 수익성 대비 여전히 현저한 저평가 상태에 놓여있어 매력적인 투자처"라며 "정부의 밸류업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두고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환원 확대 여력이 충분한 종목 중심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면서 이들 가치주의 우호적인 방향성은 중장기적으로 뚜렷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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