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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할증료에 공급 불안까지”…항공업계 ‘복합위기’ 직면

입력 2026-04-16 17:16:49 | 수정 2026-04-16 17:18:32
이용현 기자 | hiyori0824@mediapen.com
[미디어펜=이용현 기자]국내 항공사들이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일제히 인상하면서 항공권 가격 상승 압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이번 인상은 단순한 국제유가 반영을 넘어, 글로벌 항공유 공급망 불안까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서 향후 항공업계 전반의 리스크 확대 신호로 해석된다.

국내 항공사들이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일제히 인상하면서 항공권 가격 상승 압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사진은 이륙 준비 중인 대한항공 항공기./사진=대한항공 제공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다음 달 1일부터 반영되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이는 지난달에 이은 추가 인상이다. 국제유가 상승세로 인해 항공유 가격 역시 동반 강세를 보이면서 전 노선 구간에서 할증료 인상이 불가피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유가 상승에 ‘직격탄’…유류할증료 최고 단계 불가피

인상 폭은 최고단계인 33단계까지 확대됐다. 대한항공의 경우 단거리 노선 유류할증료가 기존 4만2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인상됐으며, 중·장거리 노선 역시 최대 30만 원대에서 50만 원대 중반까지 오르는 등 전 구간에서 큰 폭의 조정이 이뤄졌다. 특히 대륙 간 장거리 노선일수록 인상폭이 더욱 확대되며 유류비 부담이 운임에 직접 반영되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단거리 노선은 4만 원대에서 8만 원대 중반으로 상승했으며, 중·장거리 노선은 20만 원대 초반에서 40만 원대 후반까지 인상되는 등 대한항공과 비슷한 수준의 조정이 이뤄졌다. FSC(대형항공사) 전반에서 유류할증료 인상 기조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에어부산 등 LCC(저비용항공사)의 경우에도 인상 흐름을 보였다. 에어부산은 일본·동남아 등 주요 노선에서 유류할증료가 기존 대비 약 70~80% 수준 급등했으며, 일부 구간에서는 80%를 웃도는 인상률이 적용됐다. 이는 상대적으로 운임 경쟁력을 기반으로 하는 LCC 역시 항공유 가격 상승 압력에서 자유롭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FSC와 LCC를 가리지 않고 전 노선 구간에서 유류할증료가 동반 상승하면서 국제선 항공권 가격 전반에 대한 상승 압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이 같은 흐름은 단순히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전가로만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글로벌 항공유 시장에서는 가격 변수 외에도 공급 측면의 불안 요인이 동시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정유시설 가동 차질, 물류 병목, 수요 회복 등이 겹치면서 항공유 공급의 안전성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국내 공항의 경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 김포, 청주 등 주요 공항은 현재 충분한 항공유 재고를 확보하고 있으며 공급에도 별다른 차질이 없는 상태다. 

한국의 경우 연간 약 1080만 톤의 항공유를 수출하는 등 정유 인프라가 발달해 공급 안정성은 글로벌 상위권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국내는 안정적 공급되지만…국제선은 여전히 ‘외부 변수’ 노출

그러나 국내 수급이 안정적이라고 해서 운항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국제선 항공기는 통상 현지 공항에서 급유를 진행하거나, 필요 시 대체 공항에서 추가 급유를 수행하는 구조를 갖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지역 공항의 급유 제한이나 공급 지연이 발생할 경우 전체 운항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해외 공항에서는 이러한 공급 불안이 현실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다낭 국제공항에서는 항공유 공급 차질이 발생하며 자국 항공사 중심으로 급유가 우선 배정되는 사례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부 외항사는 급유 지연을 겪거나 운항 일정에 영향을 받는 등 실제 운항 차질로 이어졌으며, 국내 일부 항공사의 경우 해당 노선을 비운항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볼로냐, 밀라노, 리나테, 트레비소, 베네치아 공항에서 항공편 연료 제한이 도입되는 등 연료부족 현상이 각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재 안정적으로 운항하고 있는 국제선 노선 역시 현지에서 항공유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경우 운항계획이 변동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결국 업계에서는 이번 유류할증료 인상을 단순한 비용 상승을 넘어 글로벌 항공유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는 지표로 읽고 있다. 가격 상승과 함께 공급 불안이 동시에 확대되는 국면에 진입하면서 항공업계의 리스크 관리 범위 역시 기존보다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 생산 차질이나 운송 지연, 공항 내 저장·급유 인프라 병목 등이 맞물릴 경우 특정 공항에서 일시적인 공급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항공사 간 우선순위 조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유가가 오르면 비용 문제로 접근했지만 최근에는 특정 공항에서 실제 급유 이슈가 발생하는 등 공급 측면 변수도 무시하기 어려워졌다”며 “항공사 입장에서는 가격과 공급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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