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환율 급등과 금융 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호재를 등에 업은 글로벌 반도체 공룡들이 기록적인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잇달아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의 우려를 씻어낸 가운데 이제 시장의 모든 시선은 다음 주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로 향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을 둘러보는 최태원 SK회장(사진 왼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고,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TSMC 역시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58.3% 급증한 5725억대만달러를 기록하며 AI 밸류체인의 강력한 힘을 입증했다. 중동 전쟁 리스크가 거시경제 지표를 흔들고 있지만, 반도체 업황의 구조적 성장세가 이를 압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통을 이어받을 SK하이닉스의 전망치는 더욱 파격적이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1분기에만 40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시장 컨센서스를 대폭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일부 증권사에서는 영업이익률이 70%를 넘어 최대 76%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내놓으며 전무후무한 수익성 기록을 예고하고 있다.
이 같은 괴물 실적의 원동력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독보적인 경쟁력과 더불어 범용 D램 및 낸드플래시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다. 북미 클라우드 기업들의 AI 서버 투자 확대로 기업용 SSD 수요가 폭발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전반의 단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실제 키움증권은 1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이 직전 분기 대비 각각 55%, 81% 수준의 기록적인 상승폭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이 일시적인 현상을 넘어 반도체 업황의 장기 호황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상승이 당분간 이어지는 가운데, 메모리 산업이 단순 제조를 넘어 수주 기반의 파운드리형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하며 이익의 안정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서버 D램과 기업용 SSD 가격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며 평균판매단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수급 개선세가 뚜렷하고 실적 서프라이즈가 예상되는 만큼 목표주가 130만원을 유지하며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 역시 "메모리 공급 부족의 구조적 장기화는 실적 가속 구간 진입을 의미한다"며 "수익 구조의 안정성 강화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를 자극하는 강력한 유인이 될 것이며, 이에 따라 목표주가 190만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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