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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금융 요구 속 치솟는 기업대출 연체율, 건전성 관리 어쩌나

입력 2026-04-17 13:37:17 | 수정 2026-04-17 13:37:05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은행권의 2월 원화대출 연체율이 기업·가계에서 일제히 상승한 가운데, 기업대출 부실이 유독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중소기업대출에서 연체율이 모두 악화됐는데, 특히 중소법인 대출 연체율은 1%를 돌파했다. 정부의 생산적금융 요구가 강화된 가운데, 은행들의 건전성 관리가 향후 중요한 경영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1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 잠정치'에 따르면 2월 말 은행권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62%를 기록해 한 달 전 0.56% 대비 약 0.06%포인트(p) 상승했다. 기업·가계 모두 상승세를 보였는데, 기업 부실이 유독 두드러졌다. 

은행권의 2월 원화대출 연체율이 기업·가계에서 일제히 상승한 가운데, 기업대출 부실이 유독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중소기업대출에서 연체율이 모두 악화됐는데, 특히 중소법인 대출 연체율은 1%를 돌파했다. 정부의 생산적금융 요구가 강화된 가운데, 은행들의 건전성 관리가 향후 중요한 경영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월 기업대출 연체율은 0.76%로 한 달 전 0.67% 대비 약 0.09%p 상승했다. 전년 동월 말 0.68%에 견줘도 약 0.08%p 상승한 수치다. 구체적으로 대기업대출이 약 0.06%p 상승한 0.19%, 중소기업대출이 0.10%p 상승한 0.92%로 집계됐다. 기업의 규모를 막론하고 은행에 제때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대출 부실이 유독 두드러졌는데, 중소법인 연체율은 0.89%에서 약 0.13%p 급등한 1.02%를 기록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0.71%에서 약 0.07%p 상승한 0.78%를 기록했다.

중기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1월 말 0.89%까지 치솟았다가 12월 집계에서 0.72%로 다소 안정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들어 신규연체가 지속 발생하면서 연체율이 급반등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소법인 등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 추세"라며 "대내외 불안요인 등에 따라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통상 분기 말 연체채권을 대거 정리함으로써 일시적으로 대출 연체율이 하락하는 현상을 보이는 만큼, 3월 집계에서는 일부 개선된 수치를 보일 지도 주목된다. 

한편 정부와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기업들을 위한 생산적금융 확대 요구를 노골화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금융당국은 지난 16일 열린 '제5차 생산적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자본 부담 완화의 일환으로 운영 리스크 순손실 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이상인 금융사고를 손실자금(위험가중자산, RWA)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RWA 제외로 발생한 여유분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으로 유도하려는 심산이다. 당국은 이 같은 조치로 은행권에서 약 74조 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기업대출에 추가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5대 은행지주사(KB·신한·하나·우리·NH농협)들도 향후 5년간 생산적금융에 약 50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민성장펀드에 50조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생산적금융 관련 별도 지표를 신설하고, 핵심성과지표(KPI)를 기업대출에 유리하도록 개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중동사태 장기화와 이에 따른 3고(고환율·고물가·고유가) 현상이 더해진 만큼, 기업들의 어려움은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이에 기업들의 대출상환여력과 무관하게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RWA 완화로 추가 자금 여력이 확보된 건 반길만한 일"이라면서도 "연체율·부실채권비율 등 주요 건전성 지표에서 부실이 감지되고 있는 만큼, 은행들도 중소기업대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연체율 및 부실채권 발생 현황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은행권이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 적극적인 상매각 등 연체채권 정리를 통해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토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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