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성준 기자] 국내 주류 시장 성장 정체 속에서도 일본 맥주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품력과 브랜드 이미지를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이 일본 상품 불매운동의 여파를 걷어냈다는 평가다.
산토리가 지난해 7월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하우스'에서 판매한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카오루 에일’과 페어링 메뉴./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19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본 맥주 수입액은 2047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 중량은 25993톤으로 지난해 1분기 21343톤 대비 21.8% 늘었다. 일본 맥주 수입액이 정점을 기록했던 2018년과 비교해도 1분기 기준 수입액은 2.4%, 수입물량은 16.2%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액은 7915만 달러(약 1170억 원)로 17.3% 증가하며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맥주 수입액은 ‘노재팬(2019년 촉발된 일본 상품 불매운동)’ 영향으로 지난 2021년 687만 달러까지 줄어들었지만, 이후 2022년 1448만 달러, 2023년 5551만 달러, 2024년 6744만 달러 등 가파르게 회복됐다. 올해 1분기와 같은 성장세가 지속되면 1억 달러 돌파를 사정권에 둘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일본 맥주가 부활한 배경으로 맛과 품질, 브랜드 이미지 등 프리미엄을 강조한 전략을 꼽고 있다. 주류 음용 문화가 기존 ‘소맥’ 중심 대량 소비에서 저도주 등 다양한 주종을 취향에 맞게 즐기는 방향으로 변화하면서, 맥주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프리미엄 맥주’를 표방한 삿포로·에비스 등을 국내에 유통하는 엠즈베버리지의 매출은 2023년 240억 원에서 2025년 658억 원으로 2.7배 이상 증가했다.
엔화 약세로 인한 일본 여행객 증가도 브랜드 인지도 강화를 뒷받침했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 여행객이 946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현지에서 경험한 일본 맥주를 국내에서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제품 경험이 실제 소비 확대로 이어진 흐름을 확인한 주요 일본 맥주 브랜드들은 국내에서도 체험형 마케팅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삿포로맥주는 지난해 7월 서울 성수동에 한국 첫 공식 매장인 '삿포로 프리미엄 비어스탠드'를 열었다. 도쿄 긴자에 있는 '삿포로 생맥주 블랙라벨 더 바'의 콘셉트를 옮겨온 공간으로,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최상의 생맥주 체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겨울엔 을지로에서 '삿포로 겨울이야기' 팝업 매장을 약 6주간 운영한 바 있다.
산토리도 지난 2023년부터 매년 여름마다 팝업스토어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하우스’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와 함께 재패니스 에일 ‘카오루 에일’, 거품만 따라 마시는 ‘산토리 밀코’ 등 이색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에 아사히 맥주를 유통하는 롯데아사히주류도 ‘수퍼드라이 모던 드라이 바’, ‘아사히 트래블 바’ 등 오프라인 팝업을 통해 소비자 음용 경험을 확대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류 소비 트렌드 변화로 맥주에서도 ‘저렴한 한잔’보다는 ‘맛있는 한잔’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일본 맥주를 고급으로 여기는 인식이 유지되는 가운데, 정치적 이슈 해소로 심리적 거리감도 줄면서 당분간 매출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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