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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인텔·엔비디아 ‘무노조’…노조 발목 잡힌 삼성의 미래는?

입력 2026-04-20 11:46:21 | 수정 2026-04-20 12:04:08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7조 원이라는 기록적인 실적을 올렸지만, 내부 기류는 무겁다. 사상 첫 과반 노조의 탄생과 총파업 예고라는 리스크가 실적 개선의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1나노 단위의 미세 공정 선점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는 사이, 삼성은 기술 혁신이 아닌 노사 협상에 에너지를 할애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여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지난 17일 과반 지위 확보를 선언하고 다음 달 21일부터 18일 간의 총파업을 예고했다. 노조 측은 파업 시 발생할 손실액이 최대 30조 원에 달할 수 있다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7조 원이라는 기록적인 실적을 올렸지만, 내부 기류는 무겁다. 사상 첫 과반 노조의 탄생과 총파업 예고라는 리스크가 실적 개선의 효과를 상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성과급 재원 고정 요구, 반도체 재투자 구조와 충돌

노조의 핵심 요구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는 것이다. 올해 예상 실적을 적용하면 그 규모는 약 45조 원에 이른다. 

수익에 따른 보상은 당연한 권리처럼 보일 수 있으나,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논란의 여지가 있다. 반도체는 매년 수십조 원의 시설 투자(CAPEX)와 R&D 비용을 선제적으로 투입해야 생존할 수 있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이익의 상당 부분이 인건비로 고정될 경우 불황기에 대비한 재원 마련이나 적기 투자가 어려워질 수 있다. 실제로 노조가 요구하는 45조 원은 지난해 삼성전자의 연간 R&D 투자액을 상회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익을 미래 경쟁력을 위한 재투자가 아닌 당장의 보상에 집중 소비할 경우, 결국 기술 퇴보와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무노조로 속도전 벌이는 경쟁사들…삼성만 ‘내부 리스크’ 노출

삼성이 내부 갈등으로 진통을 겪는 사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쉬지 않고 달리고 있다. 

대만 TSMC는 정부의 지원과 무노조 경영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지난해 4분기부터 2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 TSMC는 대만 내에서 국가 경제의 핵심으로 지지받으며, 파업으로 인한 생산 라인 중단은 전례가 없고,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미국 인텔 역시 마찬가지다. 인텔은 창립 초기부터 ‘무노조’ 경영 철학을 유지하며, 노조 투쟁에 쏟을 에너지를 차세대 공정 개발과 미국 내 파운드리 생태계 구축에 쏟아 붓고 있다. 

메모리 분야의 직접적 경쟁자인 미국의 마이크론 역시 철저한 무노조 경영 기조를 유지하며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일본의 라피더스나 중국의 SMIC 등 후발 주자들 또한 국가적 지원 속에 노사 갈등 없이 기술 자립에 매진 중이다. 

이는 메모리 1위 수성과 HBM4 주도권 확보가 시급한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직접 교섭을 요구하는 노조의 요구에 발이 묶여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 특유의 강성 노조 문화가 삼성의 발목을 잡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 공급망 안정성 흔드는 파업… 고객사 이탈 우려

문제는 이러한 내부 갈등이 글로벌 고객사의 신뢰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엔비디아나 애플 같은 대형 고객사들에 공급 안정성은 계약의 최우선 지표다. 이미 주요 외신은 삼성의 파업 리스크를 비중 있게 다루며 공급망 불확실성을 언급하고 있다.

18일 간의 라인 가동 중단 가능성을 안고 있는 기업에 핵심 물량을 맡길 고객사는 많지 않다. 결과적으로 삼성의 노조 리스크는 무노조 경영으로 안정성을 확보한 마이크론이나 SK하이닉스에 점유율을 내어주는 빌미가 될 수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은 삼성의 내부 사정을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경쟁사들이 기술 혁신에 매진할 때 삼성은 노사 협상 테이블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성과급 비중을 높이려다 미래 점유율을 잃을 수 있다는 시장의 경고를 노조는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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