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 내부에서 '노노(勞勞)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가 수년째 적자를 기록 중인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까지 포함해 천문학적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자 실적을 낸 DX부문 직원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20일 블라인드 등 업계에 따르면 DX부문 직원들은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 DS부문 일부 사업부에까지 성과급을 지급해서는 안 된다"며 노조의 성과급 책정 요구에 불만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 '노노(勞勞)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가 수년째 적자를 기록 중인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까지 포함해 천문학적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자 실적을 낸 DX부문 직원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사옥.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DX부문 직원들은 "성과가 있는 곳에 공정하고 투명한 보상이 이뤄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시스템LSI·파운드리(Foundry) 사업부에까지 거액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성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실제 삼성전자 직원 200여 명이 참여한 최근 사내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60%가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는 적자 상태이므로 성과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한 직원은 "메모리 사업부는 지난 수년간 누적 수백조 원대 이익을 냈으니 높은 성과급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적자 사업부가 동일한 성과급을 받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노조 방침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노조 요구대로라면 최근 수년간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한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 직원들도 올해 1인당 4억 원에 가까운 성과급을 받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노조의 요구안이 DS부문과 DX부문 간 내부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노조가 그간 DX부문 직원들의 입장은 외면한 채 DS부문 중심의 요구사항만을 집중적으로 대변해 왔기 때문이다.
노조의 요구가 그대로 관철될 경우 DS부문 직원들은 막대한 보상을 받게 되는 반면, DX부문 직원들은 심각한 상대적 박탈감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회사 측이 노조의 주장을 수용하기 어려운 배경에도 이 같은 조직 내 위화감 확산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전 임직원이 실질적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임금 6.2% 인상, 주택자금 최대 5억 원 지원, 장기근속 휴가 확대 등 종합 보상 패키지를 제안하며 원만한 합의를 모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적자 사업부를 포함한 DS부문 직원들의 이익 극대화만을 내세우며 총파업 카드까지 꺼내 들고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성과주의 대원칙이 흔들리면, 정작 실적을 낸 사업부 직원들이 역차별을 받는 구조가 된다"며 "공정과 형평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 분위기 속에서 노조 스스로 명분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삼성의 핵심 경쟁력이었던 '성과주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비판이다. 글로벌 AX(AI 전환)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내부 결속을 해치는 보상 논란이 자칫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