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타이어 업계가 교체용(RE) 타이어 수요와 판가 인상 효과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동 정세 불안으로 촉발된 유가 상승과 원자재·물류비 부담이 동시에 확대되면서 하반기 수익성 둔화 우려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주요 타이어 3사는 1분기 고부가 제품 중심 판매와 가격 인상 효과를 바탕으로 무난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특히 차량 운행 기간 장기화에 따른 교체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면서 상반기까지는 안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타이어 본사 테크노플렉스 외관./사진=한국타이어 제공
◆ 1분기 '선방'…RE 수요·고인치 전략 효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02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넥센타이어도 같은 기간 41.31% 늘어난 575억 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금호타이어는 전년과 유사한 1462억 원 수준의 흑자가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북미와 유럽 중심의 교체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지고, 기존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되며 1분기 실적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타이어 업계는 신차용(OE) 대비 수익성이 높은 교체용 타이어 비중 확대를 통해 실적 방어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차량 운행 기간이 길어지면서 교체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는 점이 안정적인 매출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이 확대되면서 평균판매단가(ASP) 개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전기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심으로 고성능 타이어 수요가 늘어나며 제품 믹스 개선이 이어지는 흐름이다.
환율 상승 역시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는 일부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상반기까지는 실적 방어가 가능한 구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고무값·운임·유가 동반 상승…하반기 부담 확대
문제는 하반기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원가 부담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분이 제품 가격에 즉각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성고무는 유가와 연동되는 만큼 원재료 가격 상승 압박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천연고무 가격 역시 주요 생산국의 공급 변수 등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원재료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글로벌 해상 운임 상승도 부담 요인이다. 타이어 업계는 내수보다 해외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으로, 운임 상승은 곧 물류비 증가로 이어져 비용 압박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관세 부담도 수익성을 갉아먹는 대외 악재다. 지난해 발효된 미국의 자동차 부품 관세(15%)가 올해부터 전면 적용되면서 비용 부담이 현실화됐다. 지난해 5월부터 8개월간 타이어 3사가 지불한 관세 규모는 금호타이어 약 930억 원,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가 각각 500억 원 수준에 달한다. 올해는 연간 단위로 적용되는 만큼 관세 지출액이 전년 수준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상반기까지는 기존 계약과 재고 효과로 일정 수준 방어가 가능하지만 하반기에는 비용 상승분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수익성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타이어 3사는 수익성이 높은 고인치 제품 판매 비중을 극대화하는 한편, 특정 지역에 쏠린 원자재 공급처를 다변화해 리스크 관리에 사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는 기존 가격 정책과 제품 믹스로 일정 수준 방어가 가능하겠지만, 하반기에는 원가 상승 압력이 누적되면서 수익성 둔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