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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로 버티고 있지만…유가에 불안한 한국 경제

입력 2026-04-26 14:53:02 | 수정 2026-04-26 14:52:45
서동영 기자 | westeast0@mediapen.com
[미디어펜=서동영 기자]국제유가 상승이라는 대외 악재 속에서도 반도체 수출 호조 덕에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흑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유가 상승이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고 제조업을 약화하는 만큼 한국경제가 반도체에만 계속 기대기란 쉽지 않다는 우려다. 

한국경제가 유가 상승 속에 반도체로만 버티기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다./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26일 송민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제유가 상승의 수출입 물가 및 무역수지 영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이 우리나라 무역수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 선임연구위원은 연평균 유가가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인 배럴당 82달러대로 오를 경우, 원유 및 천연가스 수입으로 인해 올해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약 200억 달러 축소할 수 있다고 봤다.

이는 우리나라 경제의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오를 때 수입 물가가 수출 물가보다 훨씬 크게 반응하는 구조 유가 상승이 곧바로 무역수지 악화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국제유가가 반기 만에 58% 급등하자 수입 물가(13.0%)가 수출 물가(7.4%)를 크게 웃돌며 15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진 바 있다.

2022년과 다른 점은 반도체다. 3월 IT 부문 수출 물가는 반도체 가격 상승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59.9% 올랐고, 수출 물량도 23.0% 늘었다. 이에 따라 3월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 대비 210억 달러 증가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200억 달러 축소 요인을 반도체 수출이 사실상 상쇄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구조는 동시에 한국 경제의 취약성을 보여준다. 반도체라는 단일 품목의 부침에 무역수지 전체가 좌우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에서도 유가 상승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 제조업 체감경기는 위축되고 있다. 5월 제조업 업황 전망 PSI는 95를 기록, 기준선인 100을 2개월 연속 밑돌았다. 내수(96), 생산수준(96), 투자(99) 모두 기준치에 못 미쳤다.

P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업황 개선, 낮으면 악화할 것으로 전망하는 의견이 많다는 뜻이다. 

업종별 온도차도 뚜렷하다. 반도체(150), 철강(156), 조선(107) 등은 밝은 전망을 보였다. 반면 섬유(50), 기계(75), 휴대전화(69), 자동차(85) 등은 기준선을 크게 밑돌았다. 반도체를 제외한 전통 제조업의 체감 경기는 이미 냉각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될 수 있다. 

반도체라는 버팀목이 지금 당장 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지만 유가라는 외부 변수와 반도체 편중이라는 내부 구조가 맞물려 있는 한, 불안의 그림자가 걷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유가 상승으로 인해 내수가 침체된 시기에 반도체 훈풍마저 잦아들 경우 경제적 어려움이 올 수 있는만큼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한 구조 개혁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송 선임연구위원은 과거 수입 물가가 올라도 수입 물량은 줄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며, 비필수적인 수입 
수요를 탄력적으로 줄이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수출 호조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수입 구조 자체를 손봐야 한국 경제의 대외건전성을 지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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