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배소현 기자] 삼성전자가 AI(인공지능) 메모리 호황을 발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사업이 전사 이익을 견인하며 '초격차' 경쟁력을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특히 DS 부문은 약 53조7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HBM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 확대와 가격 상승 효과를 톡톡히 봤다. 완제품 중심의 DX 부문은 프리미엄 전략과 비용 효율화를 통해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가겠단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조8734억 원, 영업이익 57조2328억 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69.2%, 영업이익은 756.1% 급증했다. 이는 국내 기업 가운데 역대 최고 수준은 물론,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서도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실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영업이익은 단 3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43조6010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과 HBM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가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 DS '53조7000억 원' 견인… AI 메모리 효과 본격화
사업부문별로 보면 DS 부문이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 DS는 매출 81조7000억 원, 영업이익 53조7000억 원을 기록하며 전사 이익 대부분(약 94%)을 창출했다. HBM을 비롯해 범용 D램, 낸드플래시까지 전반적인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HBM4와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 모듈 SOCAMM2를 동시 양산하고 판매를 시작한 가운데 PCIe Gen6 SSD를 적기에 개발해 메모리 시장을 선도했다"며 "시스템LSI는 플래그십 SoC 판매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리는 비수기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으나 고성능 컴퓨팅(HPC) 중심으로 수주를 이어가고 있으며, 광통신 모듈 대형 고객사 확보를 통해 실리콘 포토닉스 사업 기반도 확보했다.
이 같은 흐름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구글, MS(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와 메모리 장기공급계약(LTA) 체결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중장기 실적 가시성 역시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평택 캠퍼스 4공장(P4)의 D램 라인을 늘리고 신규 공장인 5공장(P5)의 핵심 설비 공사에 들어가는 등 생산력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특히 P4에서는 월 10만~12만 장 규모의 추가 웨이퍼 생산능력을 확보해 급증하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 DX 52조7000억 원 매출… 프리미엄 중심 전략 속 수익성 방어
스마트폰과 가전 등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매출 52조7000억 원, 영업이익 3조 원을 기록했다. 플래그십 제품 판매 확대 영향으로 매출은 증가했으며, 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성 방어가 이뤄졌다.
MX는 '갤럭시 S26 울트라' 판매 비중 확대에 힘입어 매출 38조1000억 원, 영업이익 2조8000억 원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중심 판매 전략이 실적을 견인한 모습이다. VD(영상디스플레이)·DA(생활가전)는 영업이익 2000억 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VD 사업부는 프리미엄·대형 TV 판매 호조와 운영 효율성 개선으로 수익성을 회복했고, DA 사업부는 원가 상승과 관세 영향으로 실적 개선 폭은 제한적인 흐름을 보였다.
자회사 하만은 매출 3조8000억 원, 영업이익 2000억 원을 기록했다. 메모리 공급 제약과 오디오 시장 비수기 영향, 개발비 증가 등이 반영되며 실적은 다소 둔화됐다.
디스플레이는 매출 6조7000억 원, 영업이익 4000억 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패널은 계절적 비수기와 수요 둔화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지만, 대형 OLED는 게이밍 모니터 수요 확대에 힘입어 안정적인 판매 흐름을 유지했다.
◆ 2분기 넘어 하반기까지… AI 수요 대응·체질 개선 병행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되며 가격 상승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이에 DS 부문은 서버용 D램과 SSD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면서도 HBM4E 샘플 공급과 차세대 GPU·CPU용 메모리 대응을 통해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파운드리는 2나노 2세대 공정과 4나노 신제품 양산을 통해 두 자릿수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추진한다.
DX 부문은 프리미엄 중심 제품 판매 확대와 구조적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조직 경쟁력 강화와 사업 구조 재편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중국 생산기지 철수설도 거론된 바 있으나, 삼성전자는 글로벌 공급망 효율화를 포함한 전략적 재편을 검토하는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DX부문은 프리미엄 중심 제품 판매 확대와 구조적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중장기 조직 경쟁력 강화 등 근본적인 사업 체질 개선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반기에는 관세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지만, AI 수요 확대가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과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반도체와 세트 사업 전반에서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노조의 총파업 예고와 관련해 최대한 생산 차질 없이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노조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예고한 바 있다. 파업이 되더라도 전담 조직 및 대응 체계를 통해 적법한 범위 내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되지 않도록 최대한 대응할 계획"이라며 "회사는 노동조합에서 예고한 파업 대응과 별개로 노사 현안에 대한 법과 절차에 따라 성실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우선하여 원만히 해결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여금 충당은 현재 노사가 협의 진행 중인 사항으로 구체적인 지급 조건과 규모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임에 따라 이번 분기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2분기 충당 반영 여부 및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