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성준 기자] 고환율·고물가와 소비심리 둔화 속에서도 국내 백화점 빅3가 나란히 수익성 반등에 성공하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명품 등 고가 상품군 수요 회복과 외국인 고객 증가가 맞물려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왼쪽부터) 롯데백화점 잠실점, 신세계백화점 본점,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전경./사진=각 사 제공
29일 증권가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는 올 1분기 두 자릿수 영업이익 신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롯데백화점 매출이 8750억 원, 영업이익 1800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8.6%, 38.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명동, 부산 등 관광 상권에 자리 잡은 주력 점포를 중심으로 매출이 성장한 영향이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수익성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증권은 올 1분기 신세계백화점 영업이익을 전년대비 22.2% 증가한 1319억 원, 현대백화점 영업이익은 31.5% 증가한 1278억 원으로 추정했다. 총매출액 신장률 전망치는 신세계백화점 12.8%, 현대백화점 6.2%로, 매출 확대가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백화점 3사 매출 확대를 견인한 것은 명품 등 고가 상품과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롯데백화점의 올 1분기 명품 매출은 30%, 럭셔리 주얼리·시계 매출은 55%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도 명품 매출이 29.8% 증가했으며, 럭셔리 주얼리(55.6%)와 럭셔리워치(36.9%)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명품 매출은 30%, 워치·주얼리 매출이 55.1% 늘었다.
외국인 매출도 극적으로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의 1분기 외국인 매출은 전년대비 100% 이상 증가했으며, 본점의 경우 외국인 매출이 130% 이상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1분기 외국인 매출 신장률은 140%로,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30%에 육박했다. 더현대 서울의 1분기 외국인 매출도 전년대비 121%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은 최근 백화점 실적 개선의 일등 공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 1분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476만 명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3월에는 BTS 컴백 공연 등 영향으로 한 달간 206만 명 이상 관광객이 몰리기도 했다. K콘텐츠 영향으로 방한 관광객이 지속 증가하는 가운데, 원화 약세로 외국인 체감 구매력이 높아진 영향이다.
소비 양극화 추세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국내 내국인 소비도 예상치를 웃돌고 있다. 업계에서는 증시 호조와 주요 대기업 성과급 등이 명품·럭셔리 등 매출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중동 전쟁 여파로 해외여행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해외여행 대신 프리미엄 소비로 눈을 돌리는 ‘풍선 효과’도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백화점 3사는 차별화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본점과 잠실점을 핵심 거점으로 삼고 문화, 쇼핑, 관광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플랫폼’ 전략을 추진한다. 현지 플랫폼 협업 확대와 전용 멤버십 도입 등 외국인 대상 서비스 및 상시 혜택을 강화하고, 대형 점포를 중심으로 오프라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을 지속 선보이며 내외국인 고객을 동시에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인천, 노원, 은평 등 상권별 핵심 점포 리뉴얼과 함께 VIP 혜택을 고도화하며 고객 충성도도 높일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외국인 고객의 수요에 맞춘 공격적인 마케팅에 역량을 집중한다. 올해 외국인 VIP 멤버십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개편하고, 연내 외국인 VIP 전용 라운지도 신설할 예정이다. 외국인 선호도가 높은 푸드마켓과 식음료 부문 할인 혜택을 확대하는 등 최근 외국인 매출 급증을 장기 효과로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현대백화점도 식당 예약, 모바일 택스 리펀드, 통번역 서비스 등이 가능한 외국인 전용 통합 멤버십 'H포인트 글로벌'과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 글로벌’을 활용해 외국인 대상 차별화 마케팅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또 올해 론칭한 큐레이션 전문몰 ‘더현대 하이(Hi)’를 앞세워 오프라인 경쟁력을 온라인으로 확산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오프라인 핵심 점포 고객경험가치를 강화하고, 온라인몰인 더현대닷컴을 전면 개편해 온·오프라인 채널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며 “외국인 고객을 위한 콘텐츠 차별화 및 마케팅 고도화와 함께 신규 플랫폼 개발 등 차별화 콘텐츠 연구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