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태민 기자]롯데건설이 내년 준공 물량을 앞두고 공사대금채권을 활용한 자금 조달에 나섰다. 준공 직전 공사비 지출이 집중되는 주택사업의 특성을 고려해 회수 예정 채권을 선제적으로 유동화하고, 현금흐름 안정성을 높이려는 조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현재 공사 중인 주택 현장 가운데 20개 사업장이 내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들 사업장의 준공 시점에 맞춰 회수될 공사대금은 약 2조6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다만 주택사업은 준공을 앞둔 시점에 공사비와 운영비 지출이 늘어나는 반면, 실제 공사대금 회수는 준공 이후 이뤄지는 구조다. 롯데건설이 이번 유동화 조달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자금 유출입 시차를 줄이기 위한 성격이 크다.
롯데건설은 이를 위해 준공이 임박한 사업장의 공사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총 3000억 원을 조달했다. 발행 물량은 만기 1년 1500억 원, 만기 1년 3개월 1500억 원으로 나뉜다.
이번 ABS는 분양이 완료된 다수 사업장의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여기에 하나은행의 1500억 원 규모 신용공여와 롯데건설의 예금 운용 구조가 더해지면서 최고 신용등급인 AAA 등급으로 발행됐다.
구조화 금융을 통해 발행 채권 등급을 높인 점도 조달 비용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롯데건설의 자체 신용등급은 A0 수준이지만, 이번 ABS는 기초자산과 신용보강 구조를 바탕으로 AAA 등급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기존 차입금리 대비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주관과 인수에는 주요 증권사가 참여했다. 하나증권과 신영증권이 공동 대표주관사를 맡았으며,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 인수단으로 이름을 올렸다. 롯데건설은 연초부터 신용평가사와 금융권을 대상으로 ABS 발행 구조를 협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달은 롯데건설의 재무구조 개선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회사의 PF 우발채무는 2022년 말 6조8000억 원 수준에서 올해 3조1000억 원대로 줄었다. 롯데건설은 내년에는 이를 2조 원대 초반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차입 구조도 장기화되는 흐름이다. PF 유동화증권 매입펀드 조성을 통해 단기 차입 부담을 낮추고, 재무 안정성을 높이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2022년 265%에서 2023년 235%, 지난해 196%, 올해 187% 수준으로 낮아졌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40% 수준에서 20%대로 떨어졌다.
자본시장 접점도 넓히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 4월 초부터 주요 금융기관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며 경영실적과 ABS 발행 구조를 설명했다. 회사는 이번 ABS 발행을 바탕으로 필요 시 유사 구조의 ABS를 추가 발행하고, 기업어음(CP) 등 후속 조달도 추진할 방침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이번 AAA 등급 ABS 발행 성공은 시장으로부터 회사의 신용도를 인정받은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철저한 현금흐름 관리와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올해 본격적인 경영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