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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천재가 만들어낸 댄스 천재, 강동원의 도전

입력 2026-05-12 15:06:51 | 수정 2026-05-12 19:51:49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배우 강동원이 차지하는 위치는 독특하다. 소위 ‘천만 영화’라는 수식어가 아직 그의 필모그래피에 선명하게 박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그를 의심의 여지 없는 톱배우이자 한국 영화의 얼굴로 꼽는다. 

‘전우치’의 도사, ‘검은 사제들’의 부제, ‘검사외전’의 사기꾼까지. 그는 늘 정점에 머물기보다 장르의 외연을 넓히는 파격적인 선택을 즐겨왔다. 그런 그가 올해 마흔다섯이라는 나이에 택한 새로운 도전은 뜻밖에도 ‘비보잉’이다.

다음 달 3일 개봉을 앞둔 영화 ‘와일드 씽’은 20년 전 해체된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의 재기전을 다룬 코미디다. 여기서 강동원은 팀의 리더이자 댄스머신 ‘현우’ 역을 맡았다. 

늘 새로운 역에 대한 고민이 자신을 변화가능케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강동원은 이번 영화 '와일드 씽'에서도 그런 변화의 한복판에 섰다. /사진=롯데 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공개된 스틸 속 그의 모습은 그 자체로 충격적이다. 200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칼단발 브릿지 헤어에 고글과 오버사이즈 와이드 팬츠를 걸친 그는 ‘원조 얼굴 천재’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시대의 촌스러움조차 힙한 감성으로 승화시킨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대중이 주목해야 할 것은 그의 비주얼 너머에 있는 ‘몸의 언어’다. 강동원은 현우 역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촬영 전 5개월 간 지옥 같은 안무 연습을 자처했다. 특히 단순히 춤동작을 흉내 내는 수준을 넘어, 한 손으로 전신을 지탱하는 고난도 ‘프리즈’ 동작까지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해냈다. 

긴 팔다리는 자칫 춤선이 엉성해 보일 수 있는 위험 요소지만, 그는 치열한 연습을 통해 이를 오히려 유려하고 시원시원한 퍼포먼스로 탈바꿈시켰다.

함께 작업한 양욱 안무가가 “압도적인 피지컬을 활용해 작은 터치감까지 표현해내는 능력에 감탄했다”고 전한 평가는, 강동원이 이번 역할을 위해 얼마나 세밀하게 근육의 움직임을 통제했는지 짐작게 한다. 

지난 제작보고회에서 강동원은 “아이돌들이 새삼 대단하다는 걸 느꼈고, 그들을 존경하게 됐다”고 몸을 낮췄지만, 현장에서 보여준 그의 몰입도는 이미 베테랑 댄서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와일드 씽'에서 강동원은 고난도 비보잉을 선보이기도 했다. /사진=롯데 엔터테인먼트 제공



왜 그는 굳이 이 힘든 길을 택했을까. 이는 ‘천만’이라는 숫자보다 ‘새로운 이미지의 구축’에 가치를 두는 강동원 특유의 행보와 맞닿아 있다. 이미 액션과 멜로, 스릴러를 섭렵한 그에게 댄스 코미디라는 장르와 비보잉이라는 기술은 자신의 신체적 한계를 시험하는 또 하나의 실험실인 셈이다. 45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역동적인 그의 도전은 젊은 층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동시대를 살아온 이들에게는 뜨거운 향수와 대리 만족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영화계는 ‘와일드 씽’ 속 강동원의 변신이 침체된 극장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팬들 역시 “강동원이 춤을 춘다는 것만으로도 관람 포인트는 충분하다”며 벌써부터 들썩이는 분위기다. 

숫자로 증명되는 흥행 기록보다 매 작품 자신을 깨부수는 과정을 통해 ‘대체 불가한 배우’임을 스스로 증명해온 강동원. 이번 영화를 통해 그가 보여줄 ‘댄스 천재’의 면모가 과연 그에게 첫 번째 천만 트로피를 안겨줄 수 있을지, 전 세대 관객의 이목이 그의 발끝에 쏠리고 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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