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태민 기자]“압구정은 다 똑같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이상하게 5구역만 유독 시세가 낮습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5구역만의 특화 설계와 상품 경쟁력을 통해 그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마련된 현대건설 압구정5구역 홍보관 내부 단지 모형도./사진=미디어펜 조태민 기자
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마련된 현대건설 압구정5구역 홍보관. 기자들 앞에 선 박성하 현대건설 압구정 재건축 총괄팀장은 경쟁사와의 공사기간·금융 조건 비교보다 먼저 ‘압구정5구역의 가치’를 꺼냈다. 단순히 낮은 금리나 짧은 공기를 앞세우는 조건 경쟁이 아니라, 압구정5구역이 그동안 받아온 상대적 저평가를 설계와 상품성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설명이다.
홍보관은 3층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압구정5구역 단지 모형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었다. 모형 뒤편에는 ‘ROBOTICS LIFE’, ‘CUSTOM MADE UNIT’ 등 현대건설이 내세운 미래 주거 요소가 배치됐다. 기자들은 먼저 별도 상영 공간에 앉아 약 10분간 소개 영상을 시청했다. 대형 스크린에는 세계적 설계그룹 RSHP의 이반 하버 공동창립자 인터뷰와 압구정 한강변 스카이라인 영상이 이어졌다.
영상이 끝나자 박 팀장은 공사기간과 공사비, 금융 조건, 책임준공 확약서, 상품성 차이 등 수주전의 주요 쟁점을 차례로 짚었다. 이후 참석자들은 도슨트 안내에 따라 DRT(수요응답교통) 체험형 영상 공간과 압구정 일대 광역 모형, 단지 배치 모형, 커뮤니티 설명 공간 등을 둘러봤다. 홍보관 전반은 사업 조건을 단순히 제시하는 방식보다 압구정5구역의 미래 주거상을 보여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현대건설이 내세운 핵심 축은 ‘미래 하이엔드 라이프’다. 셰프 다이닝룸, 가든 카페테리아, 콘서트홀, 스카이 리버 스위트, 스카이 라운지, 인피니티 풀, 웰니스 스파 사우나, 프라이빗 필라테스&짐, 프리미엄 골프연습장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을 제안했다. 각 동별 게스트하우스와 최상층 스카이 게스트하우스 운영 계획도 함께 소개됐다.
로보틱스 기술도 전면에 배치됐다. 전기차 자동충전 로봇, 주차 로봇, 모베드, 나노 모빌리티, 관수 로봇, SPOT 안전 서비스 로봇, 무인 소방 로봇 등이 영상과 전시 콘텐츠를 통해 소개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기술 역량을 주거 서비스와 연결해 압구정5구역을 미래형 스마트 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팀장은 “앞으로 미래 주거는 로보틱스 라이프가 챙겨줘야 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며 “현대건설만 제안할 수 있는 미래형 주거 기술과 서비스가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박성하 현대건설 압구정재건축사업팀장이 공사기간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사진=미디어펜 조태민 기자
◆“암반·지하 6층 고려해야”…67개월 공기 제안 배경 설명
현대건설은 압구정5구역의 지반 여건과 초고층 시공 난도를 고려하면 67개월 공기가 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단순히 공기를 짧게 제시하기보다 지하 공사와 초고층 시공 조건을 반영해야 한다는 논리다.
박 팀장은 “압구정5구역은 암반 비중이 50%를 넘고 지하 6층까지 내려가야 한다”며 “도심에서 발파 작업을 하려면 제약이 많고, 지하 공사에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2구역보다 지하층이 깊고 지상 층수도 높은 만큼 공사기간 차이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압구정4구역에서 삼성물산이 제안한 공기와 비교해도 현대건설의 67개월 공기가 과도하지 않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DL이앤씨 측의 짧은 공기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을 보였다. 박 팀장은 “경쟁사가 제시하는 초고층 사례 중 상당수는 주52시간제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이라며 “현재 안전 기준과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하면 현대건설이 제안한 공기가 적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산 촉진3구역 사례도 언급했다. 현대건설 측은 DL이앤씨가 부산 현장에서는 공기 연장을 요청한 사례가 있다며, 압구정5구역에서도 수주 이후 공기 조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박 팀장은 "단순 평당 공사비 비교만으로 실제 부담 구조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경쟁사의 평당 공사비가 낮다고 하지만 상가 면적을 포함한 방식 등을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사진=미디어펜 조태민 기자
◆“공사비 조건도 따져봐야”…총액·평당 공사비 논리 반박
공사비와 관련해서도 현대건설은 단순 평당 공사비 비교만으로 실제 부담 구조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현대건설 총공사비는 1조4960억 원, DL이앤씨는 1조4904억 원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평당 공사비가 낮다고 설명하지만 상가 면적을 포함한 방식 등을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측은 DL이앤씨가 ‘상가 공사비 제로’를 제시하면서도 평당 공사비 산정에는 상가 면적을 포함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상가 면적을 제외하고 계산하면 실제 평당 공사비는 오히려 현대건설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게 현대건설 측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압구정5구역의 경우 압구정3구역보다 전체 연면적이 작아 평당 공사비가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도 설명했다. 다만 조합이 제시한 평당 공사비 기준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제안했다는 입장이다.
◆“금리는 이주비 아닌 사업비”…보장 범위 차이 부각
금융 조건과 책임준공 확약서 논란에 대해서도 현대건설은 단순 수치보다 적용 대상과 보장 범위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팀장은 “정비사업 기사에서 금리가 강조되면 조합원들이 이를 이주비 금리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부분 건설사가 제안하는 금리는 조합원이 개별적으로 빌리는 이주비가 아니라 조합 사업을 위해 쓰는 사업비 금리”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사업비 금리로 코픽스(COFIX) 플러스 0.49%를 제안했다. 경쟁사와 금리 차이만 놓고 보면 불리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적용 범위까지 보면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게 현대건설 설명이다.
박 팀장은 DL이앤씨가 일부 기타 조건을 조합원 책자에는 싣지 않고 조합에만 제출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현대건설은 제안서 마지막에 기타 조건을 모두 명시해 조합원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며 “금융 조건은 금리 숫자뿐 아니라 어떤 비용까지 보장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책임준공 확약서 논란에 대해서는 입찰지침상 시공사 선정 이후 제출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입찰 안내서에는 선정된 시공사가 조합과 공사도급계약 체결 시 조합과 협의 후 제출하도록 돼 있다”며 “현대건설도 제안서 기타 조건에 시공사 선정 후 제출 예정이라고 명시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광역모형. '클럽 압구정'이라는 이름을 통해 순환 산책로와 무인 셔틀로 누리는 자유로운 이동을 강조했다.
◆“조건보다 상품”…창호·기둥식 구조·커뮤니티 차별화
설명회 후반부의 초점은 다시 상품성으로 옮겨갔다. 현대건설은 단순 사업 조건보다 실제 준공 이후 단지 가치에 영향을 주는 설계와 커뮤니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2.9m 높이 창호를 적용해 한강 조망의 개방감을 높이고, 내부 공간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기둥식 구조와 커스텀 메이드 유닛을 제안했다.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공간 구성을 바꿀 수 있도록 해 향후 주거 가치 하락 요인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커뮤니티 동선도 차별화 포인트로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차량 동선과 입주민 커뮤니티 동선을 분리하고, 각 동에서 엘리베이터를 통해 커뮤니티 공간으로 바로 접근할 수 있는 구조를 내세웠다. 어린 자녀를 둔 조합원도 차량 통행 걱정 없이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도슨트 투어 후반부에는 ‘CLUB APGUJEONG’과 ‘THE CIRCLE 420’ 등 커뮤니티 구상이 이어졌다. 단지 내부를 순환하는 커뮤니티 축에 프라이빗 커뮤니티, 헬스·스파·골프·키즈 시설 등을 결합해 압구정5구역을 단순 주거 공간이 아닌 생활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박 팀장은 “압구정5구역은 갤러리아백화점과 로데오거리, 한강변 입지 등을 갖췄음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아왔다”며 “현대건설은 조건 경쟁이 아니라 압구정5구역의 미래 가치 자체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