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제2의 연금'으로 통하는 퇴직연금에서 상·하위 10% 가입자 수익률이 극명하게 나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의 평균 수익률은 67%에 육박한 반면, 하위 10%는 물가상승률 수준인 2%대에 그쳤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연금 운용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극명하게 나뉘는 만큼, 가입자들이 자산운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는 20일 '2025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제2의 연금'으로 통하는 퇴직연금에서 상·하위 10% 가입자 수익률이 극명하게 나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의 평균 수익률은 67%에 육박한 반면, 하위 10%는 물가상승률 수준인 2%대에 그쳤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연금 운용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극명하게 나뉘는 만큼, 가입자들이 자산운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501조 4000억원을 기록해 1년 전 431조 7000억원 대비 약 16.1% 급증했다. 400조원 경신 1년 만에 500조원도 돌파한 셈이다. 제도 유형별로 보면 확정급여형(DB)이 228조 9000억원으로 전체의 45.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확정기여형 및 기업형 IRP(DC)가 141조 6000억원으로 전체의 28.2%를, 개인형 IRP가 130조 9000억원으로 전체의 26.1%를 차지했다.
지난해 퇴직연금 연간수익률은 6.47%로 집계됐다. 이는 제도를 최초 도입한 2005년 이후 최고치다. 다만 지난해 증시 호황과 더불어 높은 수익률을 올린 국민연금(19.9%) 및 글로벌 연기금에 견주면 여전히 아쉬운 수준이라는 평가다.
특히 운용방법별 수익률을 보면 실적배당형이 평균 16.80%에 달해 원리금보장형 3.09%의 5배에 달했다. 문제는 원리금보장형에 자금이 쏠려 있다는 점이다. 원리금보장형(대기성자금 포함) 자금은 총 378조 1000억원을 기록해 전체의 75.4%에 달했다. DB의 약 91.9%가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된 까닭이다. 반면 실적배당형은 123조 3000억원으로 전체의 24.6%에 그쳤다.
제도유형별로 보면 DC 8.47%, IRP 9.44% DB 3.53% 등 실적배당형 비중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이는 실적배당형 적립금에서 ETF 투자가 크게 증가한 까닭이다. 실적배당형적립금 중 ETF 비중은 2023년 18.3%에 그쳤지만, 이듬해 27.9%로 확대됐고, 지난해에는 39.6%까지 치솟았다.
퇴직연금 적극 자산배분, 원리금보장형 가입자 간 수익률 비교./자료=금융감독원, 고용노동부 제공
그렇다면 퇴직연금 수익률 상위 10% 그룹과 하위 10% 그룹의 차이는 어디서 발생했을까. 금감원과 고용부는 "관심의 차이가 수익률을 결정한다"고 입을 모았다.
가령 매년 1000만원씩 20년(2006~2025년)동안 총 2억원을 부었다고 가정하자. 시뮬레이션 결과, 적극적으로 자산을 배분·투자한 가입자A는 약 4억 3000만원을 퇴직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었다. 반면 원리금보장형에 묶어둔 가입자B는 약 2억 7000만원을 수령하는 데 그쳤다. 똑같이 넣어도 어떻게 굴리느냐에 따라 수령액이 약 1.6배(약 1억 6000만원) 차이나는 셈이다.
양 기관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제도 특성상 은퇴 시점까지 장기간 운용해야 한다"며 "복리 효과로 인해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을 6.47%로 끌어올린 건 수익률 상위 10% 그룹의 적극적인 자산운용 덕분이었다. 지난해 수익률 상위 10%는 실적배당형에 전체 적립금의 84%(DC·IRP합산)를 투자했으며, 적립금 증가액의 67%(수익률)가 운용수익으로 채워졌다. 단순 납입금만 쌓은 게 아닌 돈이 돈을 벌어온 셈이다.
반면 하위 10%를 비롯 가입자 절반은 2%대 낮은 수익률을 거두는 데 그쳤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2.1%였는데, 간신히 물가상승률을 상회한 것이다.
고용부·금감원 관계자는 "직장인 퇴직연금 인식조사(2025년, 경총)에 따르면 적립금 운용에 관심은 있지만,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57.1%이었다"며 "미국, 호주 등 연금 선진국의 직장인들은 정부 및 업계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자산 배분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양 기관은 국민의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위해 하반기 중 '퇴직연금 가이드북'을 발간할 계획이다. 가이드북에는 투자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평범한 가입자를 위한 상품 선택 방법 및 수익성·안정성 등의 내용이 다뤄질 예정이다.
아울러 양 기관은 퇴직연금의 안정적인 운용 환경을 조성하고 자산 배분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우선 디폴트옵션이 도입 목적인 '수익률 제고'를 달성할 수 있도록 승인 후 일정 기간이 지난 상품에 평가를 실시해 변경·승인 취소를 검토하는 등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해 직접 운용하기를 어려워하는 가입자들이 전문 수탁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