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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회사채 만기 다가오는 10대 건설사…차환 전략 '촉각'

입력 2026-05-21 10:28:41 | 수정 2026-05-21 10:28:32
박소윤 기자 | xxoyoon@daum.net
[미디어펜=박소윤 기자]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가 향후 1년 내 상환해야 할 회사채 규모가 2조 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과 건설 경기 둔화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의 차환(리파이낸싱) 전략에도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건설채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모 회사채를 비롯해 자산유동화증권(ABS), 사모채 등 각 사가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에서는 신용도, 시장 수요 등에 따라 건설사별 자금 조달 여건이 크게 엇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대 건설사의 향후 1년 내 만기 도래 회사채 규모가 2조 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PF 시장 경색과 업황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사들의 차환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현대∙SK에코, 공모채 시장 문 다시 두드릴까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사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 3월 말 기준 시공능력평가 10대 건설사가 1년 이내 갚아야할 회사채는 약 2조3000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만기 물량을 보유한 곳은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의 1년 내 만기 도래 회사채는 총 5000억 원 규모로, 전량 공모 회사채다. 이어 SK에코플랜트가 4910억 원, 롯데건설이 4311억 원 순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 삼성물산이 3300억 원, DL이앤씨가 2150억 원, 대우건설이 1257억 원, 포스코이앤씨가 1057억 원 규모의 만기를 앞두고 있다.

차환 규모가 가장 큰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 롯데건설 등은 상대적으로 자본시장을 적극 활용해 외부 자금조달에 나서왔던 곳들이다. 자체 현금만으로 대규모 차입금을 상환하기보다 공모채와 사모채, 유동화증권 등 다양한 금융 수단을 병행해온 만큼 향후 어떤 조달 전략을 선택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건설은 대표적인 공모채 시장의 단골손님으로 꼽힌다. 우수한 신용도를 바탕으로 최근 수년간 안정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해왔으며,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도 우량한 건설채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목표액 1500억 원의 10배 가량인 1조4900억 원 규모 주문이 몰리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전통적인 공모 회사채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보 중이다. 지난해에는 경북 포항 환호공원 부지 공동주택 개발사업을 기초자산으로 약 2200억 원 규모의 자산유동화를 추진했고, 올해 1분기에는 3300억 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해 상반기 만기 물량에 대한 차환을 선제적으로 마쳤다.

SK에코플랜트 역시 공모채 시장의 문을 꾸준히 두드리고 있다. 올해 초 진행한 1500억 원 규모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총 1조210억 원의 주문이 접수되는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만기별로는 1년물 300억 원 모집에 1720억 원, 1.5년물 500억 원 모집에 3550억 원, 2년물 700억 원 모집에 4940억 원의 자금이 각각 몰렸다. 반도체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과 SK그룹 계열사라는 점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 유동성 확보 '안간힘'…공모채 대안 시장 찾는 건설사들

다만 시장에서는 건설업 전반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보고 있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건설채 투자심리가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원자재 가격 변동성과 금융시장 불안 요인도 부담으로 지목된다.

실제 건설사들의 공모채 시장 접근도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공모 회사채 미매각을 경험한 이후 시장 복귀에 신중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고, GS건설도 지난 2024년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겪은 이후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대신 건설사들은 공모채 의존도를 낮추고 자금 조달 수단 다변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롯데건설은 신종자본증권과 단기채 발행,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유동화 시장 활용을 확대하며 조달 창구를 넓히고 있다. 금융권 차입과 자산 매각 등도 병행 검토하면서 유동성 관리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해외 채권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1억스위스프랑 규모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 첫 스위스프랑 채권 발행 사례로, 안정적인 신용도와 꾸준한 해외 시장 접근 경험을 기반으로 투자 수요를 이끌어냈다. 

시장에서는 향후 건설업계 차환 여건이 금리 흐름과 부동산 경기 회복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복 기대감이 일부 살아나고 있지만 PF 부실 우려와 미분양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건설사 간 자금조달 양극화가 심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아울러 우량 신용등급과 안정적 현금창출력을 갖춘 대형사는 공모채 시장 접근성을 유지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건설사들은 사모채나 유동화증권 중심으로 조달 구조를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설채 시장 분위기가 예전만큼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차환 전략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건설사별 신용도와 시장 신뢰도에 따라 자금 조달 여건 차별화도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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