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논농사에 스마트 기술이 더해져 비용과 노동력은 줄이고 생산력을 늘리는 동시에 환경까지 보호할 수 있는 1석 4조의 혁신 개발인 정밀농업 기술이 현실화됐다.
농진청이 개발한 자동으로 비료 살포량을 조절하는 방식인 스마트 이양기. /자료사진=농진청
농촌진흥청은 농업 현장의 비료 사용 환경 개선과 고품질 쌀 생산 기반 강화를 위해 ‘이앙 동시 위치별 맞춤형 비료 살포량 조절 스마트 이앙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벼농사는 대부분 논 전체에 동일한 양의 비료를 사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실제 논은 물 빠짐 정도와 유기물 함량, 지력 차이 등에 따라 필요한 양분량이 달라 비료 과다 또는 부족 문제가 반복돼왔다.
비료를 과다하게 사용하면 벼가 웃자라 쉽게 쓰러지고 병해충 발생 위험도 커진다. 특히 질소 비료가 과하면 쌀 단백질 함량이 높아져 밥맛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사용 후 남은 비료 성분은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 수질오염 원인이 되기도 한다.
농진청이 개발한 스마트 이앙기는 △적정 시비량 산정 △시비 처방 지도 생성 △실시간 농작업 위치 인식 △최적 시비량 자동 제어 등 4가지 핵심기술을 적용했다.
토양 분석 정보와 농진청 ‘흙토람’의 비료 처방 데이터를 기반으로 논 내부 양분 상태를 분석한 뒤, 구역별 필요한 비료량을 계산한다. 이후 시비 처방 지도를 스마트 이앙기에 입력하면 작업 위치를 실시간으로 인식해 자동으로 비료 살포량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특히 RTK-GNSS 기반의 고정밀 위치정보 기술을 적용해 위치 오차를 ±2cm 이내로 줄였고, 시비량 제어 정밀도는 ±5% 수준까지 확보했다.
이를 통해 모내기와 비료 살포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 노동 부담을 줄이고, 필요한 곳에만 적정량의 비료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또 질소 비료를 정밀하게 관리할 수 있어 단백질 함량 등 쌀 품질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진청은 경기도 화성 벼 재배 농가 4개 필지(10ha 규모)에서 현장 적용 시험도 진행했다. 시험에는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고품질 벼 품종 ‘여리향’이 사용됐다.
실험 결과, 스마트 이앙기를 적용한 논은 기존 방식보다 비료 사용량이 29% 줄었고 비료 살포 작업 시간은 40% 감소했다. 반면 수확량은 10% 증가했고, 구역별 수확량 편차는 3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논의 토양 상태를 분석해 필요한 만큼만 비료를 자동으로 살포하는 ‘스마트 이앙기’가 적용되면, 국내 논농사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진청은 해당 기술을 전국 벼 재배 면적 70만ha에 적용할 경우 연간 약 5600억 원 규모의 경제 효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료 절감과 노동력 감소, 생산량 증가, 품질 향상 효과 등을 종합 반영한 수치다.
기존 이앙기 개조를 통한 적용 가능성도 확인됐다. 측조시비 기능과 GPS 자율주행 기능이 있는 기종은 비교적 쉽게 적용할 수 있으며, GPS 기능이 이미 탑재된 경우 약 300만 원 수준의 추가 비용이 소요된다. GPS 기능까지 새로 장착할 경우에는 약 10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성제훈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스마트 이앙기는 비료 사용량 절감뿐 아니라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만 비료를 사용함으로써 생산성과 품질을 함께 높여주는 품질 관리형 농기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 기반 정밀농업 기술을 통해 노동력과 비용 절감, 수질오염 예방은 물론 고품질 쌀 생산과 비료 수급 위기 대응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농진청은 2027년까지 산업체와 협력해 기술을 고도화하고, 2028년부터 신기술 보급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