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1. 모임명: 홍은동에서 길을 넓히는 동민들의 모임.
#2. 모임통장 계좌주(단체명): 홍길동
최근 모임통장과 같은 단체통장의 계좌주를 개인 이름으로 작명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편취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단체통장 가입 시 필요한 단체명을 개인 명의처럼 보이도록 삼행시로 지은 후 계좌를 개설한 것인데, 이를 통해 각종 사기나 보이스피싱 등에 악용하는 수법이다. 실제 부동산 중개사가 임대인명을 단체명으로 정해 단체 계좌를 만들고, 이 계좌로 임차보증금을 편취하는 전세사기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이른바 '삼행시 단체통장'으로 인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최근 모임통장과 같은 단체통장의 계좌주를 개인 이름으로 작명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편취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단체통장 가입 시 필요한 단체명을 개인 명의처럼 보이도록 삼행시로 지은 후 계좌를 개설한 것인데, 이를 통해 각종 사기나 보이스피싱 등에 악용하는 수법이다. 실제 부동산 중개사가 임대인명을 단체명으로 정해 단체 계좌를 만들고, 이 계좌로 임차보증금을 편취하는 전세사기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이른바 '삼행시 단체통장'으로 인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8일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한 범죄자는 은행권 모임통장의 명의를 개인 이름처럼 작명해 다수의 피해자들로부터 자금을 편취했다. 통상 금융사는 금융실명법에 따라 실지명의로 계좌를 개설해줘야 한다. 특히 세무서 발급 고유번호증을 부여받은 동창회나 친목회 등 임의단체의 경우 고유번호증 상 단체명으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범죄자는 단체통장 특성상 개인명의 계좌와 달리 명의확인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했다.
실제 금감원이 공개한 전세사기 사례에 따르면 임대인 B씨로부터 부동산 관리를 위임받은 부동산 중개사 A씨는 B씨에게 월세 계약을 체결했다고 기망한 후 B씨 명의로 임의단체를 만들었다.
가령 임대인 명의가 '홍길동'일 경우 모임명을 '홍은동에서 길을 넓히는 동민들의 모임'과 같은 식으로 작명하고, 단체통장 계좌주를 홍길동으로 설정한 것이다. 이후 다수 임차인들이 해당 계좌로 전세금을 송금했고 A씨는 이 돈을 모두 가로챘다. 피해액만 약 8억원에 달한다. 임차인들은 계좌주명(홍길동)이 계약서 상 임대인 성명과 동일하다는 점을 보고 특별한 의심 없이 전세보증금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홍길동(단체 계좌주)이 내가 알고 있는 홍길동(정당한 송금상대방)이 아닐 수 있으며, 모르는 사이에 사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이에 금감원은 금융권에 사기예방을 지도할 예정이다. 개인성명으로 오인할 수 있는 단체명을 가진 단체가 계좌를 개설할 경우 계좌주명에 '(단체)'가 표기되도록 개선하는 식이다. 계좌주명이 개인이라면 '홍길동'으로, 단체일 경우 '홍길동(단체)'와 같은 식으로 표기되는 것이다. 당장 은행권은 다음달 중 시행될 예정이며, 중소금융권은 순차적으로 개선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단체 계좌주명 표기방식 개선에 따라 금융소비자는 부기명을 통해 송금받는 계좌주가 단체인지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며 "전세보증금과 같은 거액송금에서 거래상대방이 개인임에도 계좌명 옆에 '(단체)'라는 문구가 추가돼 있다면, 개인이 아닌 단체 계좌주이므로 송금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