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과 중동발 전쟁 리스크 등 전례 없는 복합 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가 수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글로벌 수출 5강 진입을 가시화하고 있다. 대미 관세 장벽을 허문 데 이어 사상 초유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 속에서도 원유 수급을 안정적으로 방어해 내며 실물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다.
산업통상부는 국민주권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지난 1년간 주요 정책 성과를 점검하고 5대 핵심 성과를 28일 발표했다.
산업부는 지난 1년을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 중동발 에너지·자원 수급 위기가 실물경제를 압박하고, AI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산업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등 복합위기에 직면한 시기"라고 평가하면서도, 각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와 자동차 등 주요 품목에 대한 품목관세 부과 방침으로 우리 경제에 상당한 충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총력 대응에 나섰다. 작년 6~10월 30여 차례에 걸친 끈질긴 협상 끝에 작년 11월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 성공했다.
합의 결과 상호관세는 당초 25%에서 15%로, 자동차·부품 관세도 25%에서 15%로 인하됐다. 의약품은 향후 관세 도입 시 최대 15% 확보됐으며, 반도체는 주요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여건을 확보했다.
아울러 한미 전략적 투자 MOU를 체결해 조선, 에너지,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전략산업의 대미 진출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 3월 '대미투자특별법'을 제정하고, 투자프로젝트 예비검토를 위한 임시 추진체계도 구축·운영 중이다.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구조적 위기에 직면한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업계와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구성, 선제적 구조개편을 추진했다.
대산의 HD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 간 1호 프로젝트는 사업재편 계획을 승인하고 2조1000억 원 이상 지원을 통해 이행을 뒷받침했다. 여수의 YNCC-롯데케미칼 간 2호 프로젝트도 지난 3월 사업재편계획 최종안이 제출돼 심의 중이다.
작년 11월 '철강산업 특별법'과 12월 '석유화학특별법'을 연달아 제정해 저탄소·고부가 구조 전환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했다.
올해 2월 말 중동전쟁 발발 직후 산업부는 비상대응체제를 신속히 가동했다. 전략경제협력특사단 파견과 비축유 SWAP 제도 시행, 원유·나프타 도입 차액 지원 등 정책 수단을 총동원한 결과, 이달 기준 원유·나프타 도입물량을 전년 대비 90% 수준까지 확보했다.
원유 도입선 다변화를 통해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도 70%에서 50% 수준으로 낮췄다. 석화사 가동률도 3월 말 55% 수준까지 하락했다가 이달 말 75% 수준까지 회복했다. 아울러 최고가격제를 적기에 시행해 물가 영향을 완화하고 취약계층을 보호했다.
작년 우리 수출은 7093억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전 세계 6번째로 7000억 달러 클럽에 진입하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런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4월까지 누적 수출액이 역대 최대인 3065억 달러(전년 대비 +40.9%)를 기록하며 사상 첫 '글로벌 수출 5강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아세안·CIS 수출 비중 확대 등 신흥시장 다변화와 함께 뷰티(+24.1%), 패션(+13.7%), 푸드(+7.8%) 등 K-소비재 수출의 약진도 이어지고 있다.
작년 외국인직접투자도 360억5000만 달러를 유치해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그린필드 투자와 첨단산업 핵심 소재 투자 증가로 양적·질적 성장 모두 이뤄냈다는 평가다.
산업부는 치열한 글로벌 AI 경쟁에서 생존하고 미래 제조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제조AI 대전환(M.AX)'을 본격 추진 중이다.
작년 9월 제조기업과 AI기업, 학계, 연구기관 등 1000여 곳이 참여하는 'M.AX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으며, 8개월여 만에 참여기관이 1500여 개로 50% 이상 늘었다.
반도체, 조선 등 12대 업종 제조공정에 AI를 접목한 'AI팩토리'는 올해 신규 100개를 추진해 연말까지 누적 200개 이상 보급할 계획이다. 배터리 전극소재 품질예측, AI 기반 농기계 무인검사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생산성을 30% 이상 향상시킬 것으로 주목 받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지역 산업단지의 AI 전환을 위한 '산단AX 분과'를 신설하고 10개 AX 실증산단을 중심으로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K-반도체 초격차' 확보를 위한 반도체특별법도 같은 달 제정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 1년은 복합위기를 관리하면서 동시에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하는 데 집중했다"며 "앞으로도 확고한 국익 최우선 원칙 아래 우리 산업의 구조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제조 강국 도약을 위한 정책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