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현대자동차의 대표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가 또 한 번의 변화를 거쳐 새롭게 태어났다.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디자인과 주행 질감, 디지털 사용자 경험 전반에 걸쳐 상품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1986년 첫 등장 이후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그랜저는 대한민국 고급 세단 시장을 대표하는 모델로 자리 잡아왔다. SUV 중심 시장 흐름 속에서도 더 뉴 그랜저는 출시 첫날 계약 대수 1만 대를 돌파하며 여전한 존재감을 입증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8일 더 뉴 그랜저 미디어 시승행사를 열었다. 시승차는 가솔린 2.5 캘리그래피 모델이었고, 시승 코스는 서울 강동 아이파크 더리버에서 출발해 경기 가평 플로팅플로우를 오가는 왕복 약 125km 구간으로 구성됐다. 자동차 전용도로와 고속도로, 일반도로, 와인딩 구간 등을 포함한 코스로 구성돼 정숙성과 승차감, 차체 안정성 등을 두루 체험할 수 있었다.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의 내·외관 디자인 전반에 변화를 주며 플래그십 세단의 존재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기존 모델이 가진 아름다운 비례감을 계승하면서도 선과 면의 디테일을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 전체적인 디자인 완성도를 높인 모습이다.
전면부는 프론트 오버행을 15mm 늘리고 높이를 낮춘 '샤크 노즈' 형상을 적용해 보다 역동적인 인상을 구현했다. 베젤리스 타입으로 얇아진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와 슬림한 헤드램프가 조화를 이루며 기존보다 훨씬 세련되고 담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측면부는 긴 전장(5050mm)과 부드럽게 이어지는 루프라인을 바탕으로 그랜저 특유의 웅장한 비례감을 유지했다. 방향지시등을 펜더 가니시에 통합해 전면에서 후면까지 이어지는 매끄러운 라이팅 실루엣을 완성했고, 현대차 세단 최초로 히든 타입 안테나를 적용해 루프 라인을 한층 깔끔하게 다듬었다.
후면부 역시 고객 요구를 반영해 턴 시그널 위치를 범퍼에서 테일램프 하단 가니시로 옮겨 시인성을 높였다. 리어 콤비램프 그래픽도 보다 정교하게 다듬으며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 익숙한 그랜저의 실루엣은 유지하면서도 디테일 변화를 통해 보다 젊고 세련된 이미지를 구현한 모습이다.
실내 공간은 가구를 모티브로 한 안락한 조형과 도어트림의 카우치 패턴 등을 통해 프리미엄 라운지를 연상시킨다. 물리 버튼을 줄이고 에어벤트를 숨긴 대시보드는 이전보다 미니멀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더 뉴 그랜저 스티어링 휠 너머에 자리한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사진=김연지 기자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기반(AAOS)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사진=김연지 기자
운전석에 앉자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기반(AAOS)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였다. 노트북을 연상시키는 17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처럼 자연스러운 스와이프 조작이 가능했고, 화면 분할 기능도 직관적이었다.
스티어링 휠 너머에 자리한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는 주행가능거리, 연비, 기어 변속단, 미디어 정보, 주행경로 안내 등 핵심 차량 정보를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커스텀해 배치할 수 있어 주행 중 시선 분산을 최소화한다. 공조와 미디어, 비상등 조작을 위한 하드키를 디스플레이 하단에 별도로 배치해 운전 중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차세대 생성형 AI 에이전트인 '글레오 AI(Gleo AI)'는 자연스러운 연속 대화를 맥락까지 파악해 명석하게 수행한다. 말하는 사람의 탑승 위치를 정확히 인식해 "창문 닫아줘"와 같은 명령을 척척 수행해 낸다. 하지만 안전과 직결된 주행 제어나 2열 승객이 앞좌석 창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하는 등 안전 사고 우려가 있는 범위의 명령은 수행하지 않도록 엄격히 제한해 플래그십다운 신뢰감을 높였다.
고분자 분산형 액정(PDLC) 필름을 사용한 '스마트 비전 루프'/사진=김연지 기자
고분자 분산형 액정(PDLC) 필름을 사용한 '스마트 비전 루프'는 기계식 선쉐이드가 사라져 머리 위로 약 5cm의 여유 공간을 더 확보해 개방감을 키웠다. 터치 한 번으로 소리 없이 빠르게 루프의 투명도를 6개 구역으로 나눠 조절할 수 있어 차광성과 개방감을 동시에 확보했다.
본 주행에 들어서자 전반적인 주행 감각이 대형 세단 본연의 '편안함'과 '안정성'에 철저히 초점 맞춰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티어링 컬럼에 새롭게 장착된 상하 조작 방식의 레버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와 와이퍼 기능이 하나로 합쳐진 멀티펑션 스위치는 조작 직관성을 높여 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안정적인 제어를 돕는다.
도심과 고속도로 주행에서 가솔린 2.5 자연흡기 엔진은 거친 터보 엔진의 반응과는 확연히 다른 매끄럽고 꾸준한 힘을 쏟아내는 일관된 주행 질감을 보여줬다. 과하게 날카로운 반응보다는 플래그십 세단에 어울리는 차분한 주행 질감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고속 주행 상황에서도 실내는 상당히 조용했다. 이중접합 차음유리와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영향으로 풍절음과 노면 소음 유입이 효과적으로 억제됐다. 동승자와 낮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눠도 무리가 없었다.
와인딩 구간에서는 차체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억제하며 대형 세단다운 묵직한 안정감을 유지했다. 급하게 방향을 틀거나 연속된 굽잇길을 지날 때도 차체가 과하게 흔들리지 않았고, 노면 충격 역시 부드럽게 걸러냈다. 특히 요철이나 포트홀을 지날 때 불쾌한 잔진동을 빠르게 정리하며 전반적으로 차분하고 정제된 승차감을 구현했다.
더 뉴 그랜저는 가솔린 2.5, 가솔린 3.5, LPG 3.5, 가솔린 1.6 터보 하이브리드 등 4가지 라인업으로 운영된다. 가격은 가솔린 2.5 모델 4185만 원, 가솔린 3.5 모델 4429만 원, 하이브리드 모델 4864만 원, LPG 3.5 모델 4331만 원부터 시작된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