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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턴 정체·먹튀' 동시에 잡는다…산업부, 국내복귀 정책 13년 만에 대수술

입력 2026-05-29 16:31:57 | 수정 2026-05-29 16:31:45
유태경 기자 | jadeu0818@naver.com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정부가 신규 유턴 기업 감소와 투자 미이행으로 인한 지정 취소 등 구조적 한계에 부딪힌 국내 복귀(유턴) 정책을 13년 만에 전면 개편한다. 단순한 해외 한계기업의 구제 수단에 머물렀던 과거 제도를 경제 안보와 기술 선점을 위한 국가 전략적 투자유치(리쇼어링) 체계로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꾼다는 구상이다.

산업통상부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산업통상부는 29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 복귀(유턴) 재정립 및 촉진방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이번 방안을 발표한 배경은 유턴 유입 동력의 심각한 저하가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복귀 기업 선정 건수는 지난 2022년 23개사에서 2024년 20개사, 지난해에는 14개사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초기 제도 설계 당시 폐업 위주였던 유턴 취소 사유는 최근 투자 계획 미이행으로 변화하며 사후 관리 부실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일본 등 주요국이 첨단 반도체와 공급망 내재화를 위해 파격적인 리쇼어링 보조금을 쏟아붓는 사이 한국의 낡은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다.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 거점 역시 중국에서 미국으로(2024년 기준 대미 33.9%, 대중 2.9%) 급격히 이동하며 현지 시장 진출과 기술 도입 중심으로 재편된 점도 반영됐다.

이에 정부는 내년 본격 시행을 목표로 올해 중 '유턴법' 시행령 개정에 착수한다. 먼저 해외와 국내 복귀 사업장 간 제품이 유사해야 했던 '업종 동일성 요건'을 완화한다. 

앞으로는 표준산업분류상 중분류 기준에만 얽매이지 않고 제품의 기능·용도, 핵심기술, 공급망을 종합 고려해 탄력 운영한다. 해외에서 일반 자동차 부품을 만들던 기업이 국내로 돌아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부품 신산업으로 전환하거나 해외 생산 시설을 국내 연구개발(R&D) 설비 투자로 복귀시켜도 유턴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해외 사업장을 무조건 청산·축소해야 했던 의무도 풀린다. 첨단·공급망 분야에서 제조공법 개발 및 시제품 실증을 맡는 핵심 제조시설(마더팩토리)을 국내에 투자할 경우, 해외 생산 거점을 그대로 유지·확대하더라도 유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보조금 지원 체계도 손본다. 기존에는 산정표에 따라 비율이 자동 결정되고 지원 금액 역시 일반 300억 원, 전략분야 400억 원(기업당 최대 600억 원)이라는 정액 한도 칸막이에 갇혀 있었다. 이 때문에 대규모 첨단 기업을 비수도권으로 끌어오는 데 한계가 명확했다.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 현금지원' 방식을 벤치마킹한 '협상 트랙'을 신설한다. 10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나 첨단·공급망 전략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대상으로 정부가 직접 협상을 통해 지원 규모를 결정하는 구조다. 정액 한도 규제는 폐지되며 오직 '보조비율 상한' 중심으로 기준을 개편해 파격적인 지원의 토대를 마련했다. 

인센티브 규모는 비수도권 투자 여부, 청년 중심 고용 창출 성과, 마더팩토리 여부 등을 종합해 차등 산정된다. 반면 소규모·일반 투자는 산정표를 따르는 '일반 트랙'으로 유지하되, 기본 보조비율을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수준으로 현실화한다.

보조금 집행 방식 또한 지자체를 거쳐 지급되던 기존 방식을 탈피해 '정부가 기업에 직접 보조'하는 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실집행이 지연되던 현장 애로를 즉각 해결하기로 했다.

아울러 유턴기업 선정 단계부터 투자 계획의 구체성과 적격성 심의를 강화하기 위해 국장급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내복귀실무위원회'를 시행령 개정으로 신설하고 심의 절차를 일원화한다.

먹튀 방지를 위해 투자 완료 후 일률적으로 3년이었던 사후 이행 관리 기간은 지원 규모에 따라 '3년+a'로 대폭 확대된다. 다만 기계적인 감시 대신 당초 계획보다 고용을 초과 달성한 기업에는 '사후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M.AX 및 사업 재편으로 인한 불가피한 고용·면적 감소는 실무위원회 심의를 통해 참작할 수 있도록 규제를 합리화했다.

투자 이행을 뒷받침할 현장 밀착형 패키지 혜택도 더해진다. 올해부터 비수도권 유턴 제조기업은 기업 규모와 무관하게 외국인 고용이 허용되며, 50명으로 묶여있던 고용 상한선도 전면 삭제됐다. 

기업 채용 기준에 맞춘 인력 발굴·교육을 지원하는 '퀵스타트' 사업(올해 15억 원)과 고용촉진장려금 우대도 검토된다. 연 1회 열리던 국내복귀 지원포럼과 연계해 지자체가 직접 유턴기업을 상대로 세일즈를 펼칠 수 있는 '지방정부 IR 플랫폼'도 구축된다.

이와 함꼐 정부는 프로젝트별 전담 매니저(PM)를 지정해 투자 유치·협상부터 사후 관리까지 전 주기를 밀착 관리하고, 분기별로 '유턴투자지원단'을 가동해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현장 애로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방침이다. 평가 방식 역시 단순히 유턴기업 수라는 양적 지표에서 벗어나 청년 인재 고용 비율과 지역균형발전도, 국내 협력업체 증가 등 산업 생태계 기여도를 따지는 질적 성과 지표를 새로 도입한다.

김정관 장관은 "유턴은 단순한 공장 이전을 넘어 기술 개발과 생산, 공급망의 중심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선택이 되고 있다"며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유턴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지원 방식을 과감하게 개편해 양질의 유턴 기업이 지방으로 신속하게 유입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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