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가 출시 일주일 만 6000억원 전량 판매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정부는 투자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크다고 판단하고 2차 상품 출시를 공식화했다. 다만 투자 손실의 일부를 정부 재정으로 우선 떠안는 구조여서 펀드 규모가 커질수록 재정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2일 오전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판매처 중 하나인 서울 종로구 NH농협은행 정부서울청사지점을 방문해 가입 절차상의 편의성과 애로사항 등을 점검한 후 펀드 가입서류에 서명했다./사진=금융위 제공.
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성장펀드는 출시 첫날인 지난달 22일 전체 모집 규모 6000억원의 약 87%가 판매됐다. 이후 가입 신청이 이어지며 출시 5영업일 만인 지난 29일 모집액의 99.9%인 5996억원이 소진돼 사실상 완판됐다. 출시 직후 700억원 이상 남아있던 물량도 빠르게 소진됐으며, 일부 판매사에선 잔여 물량이 사실상 바닥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최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국민성장펀드 2차분을 준비해서 출시하도록 하겠다”며 추가 공급 계획을 공식화했다.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완판 이후 추가 판매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민성장펀드는 이재명 정부의 첨단전략산업 육성 정책의 일환이다. 매년 6000억원씩 5년간 총 3조원의 국민자금을 모집해 첨단전략산업과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구조다. 공모펀드가 자펀드에 투자하고, 자펀드가 비상장기업과 코스닥 상장기업 등에 자금을 공급한다.
흥행 배경으로는 세제 혜택과 정부의 후순위 출자 구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자는 투자금의 최대 40%(1800만원 한도)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정부는 이번 펀드 조성을 위해 국민자금 6000억원 외에 1200억원의 재정을 후순위로 출자해 손실 발생시 이를 우선 부담하도록 설계했다.
문제는 펀드가 커질수록 정부가 감당해야 할 잠재적 부담도 늘어난다는 점이다. 현재와 같은 구조가 유지될 경우 국민자금 6000억원 모집 때마다 1200억원의 재정을 후순위로 투입해야 한다. 향후 계획대로 5년간 3조원을 조성할 경우 이에 연동되는 재정 출자 규모도 최대 6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투자 성과가 좋으면 민간 자금을 첨단산업으로 끌어들인 성공 사례가 되지만, 반대의 경우 정부가 손실을 흡수해야 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다만 정부가 투자 원금의 20%를 보장하는 상품은 아니다. 정부는 국민 투자금의 20% 규모를 후순위로 출자해 손실 발생 시 해당 출자금 범위 내에서 우선 손실을 부담한다. 예를 들어 국민투자금 1000억원과 정부 출자금 200억원으로 구성된 자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정부 출자금이 먼저 손실을 흡수하지만, 손실 규모가 이를 초과할 경우 투자자도 손실을 부담하게 된다.
또 국민성장펀드는 5년 만기 폐쇄형 상품으로 중도 환매가 불가능하다. 투자 대상 역시 비상장기업과 혁신기업 비중이 높아 일반 공모펀드보다 변동성이 클 수 있다. 시장에선 이번 완판을 정책 흥행으로 평가하면서도 향후 투자 성과와 재정 투입 효율성을 검증할 시험대로 판단하고 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