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월 가계대출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급증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공급이 한 달 간 250억원대 증가에 그친 가운데, 신용대출 잔액은 약 2조 6000억원 급증했다. 주담대 증가액 대비 약 100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는데, 국내 증시(코스피) 열풍에 편승해 빚내서 투자(빚투)하려는 심리가 고조되는 모습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달 28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70조 2728억원으로 4월 말 767조 2960억원 대비 약 2조 9768억원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증가액 3조 9251억원 이후 최대치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월 가계대출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급증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공급이 한 달 간 250억원대 증가에 그친 가운데, 신용대출 잔액은 약 2조 6000억원 급증했다. 주담대 증가액 대비 약 100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는데, 국내 증시(코스피) 열풍에 편승해 빚내서 투자(빚투)하려는 심리가 고조되는 모습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한 건 신용대출이었다. 지난달 28일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총 106조 9909억원을 기록해 4월 말 104조 3413억원 대비 약 2조 6496억원 급증했다. 지난 2023년 11월 말 107조 7191억원 이후 2년 6개월만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전닉스) 주가 상승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8000선마저 돌파하면서, 주식 빚투 수요가 신용대출에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는데, 지난 2021년 4월에도 코스피가 3200선을 최초 돌파하면서 빚투 심리에 신용대출이 한 달 새 6조 8401억원 증가한 바 있다.
신용대출 증가세를 이끈 건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이다. 지난달 28일 개인 마통 잔액은 41조 9303억원을 기록해 4월 말 39조 7877억원 대비 약 2조 1426억원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액은 지난 2021년 4월 6조 4389억원 증가 이후 처음이다. 특히 마통의 특성상 직장인의 급여 지급일인 25일을 전후로 잔액이 줄어드는 편인데, 지난 21일 41조 2822억원 대비 잔액이 약 6500억원 불어났다. 대출자들이 월급으로 대출을 상환하기보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에 나섰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주담대는 소폭 증가에 그쳤다. 지난달 28일 기준 주담대 잔액은 612조 2693억원으로 4월 말 612조 2443억원 대비 약 250억원 증가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발맞춰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한도를 조정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5대 은행이 판매하는 주담대 혼합형 상품의 금리상단은 7%를 넘어선 상태다. 더욱이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금리상단이 8%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주담대의 부진 속 신용대출 폭증이 두드러졌음을 알 수 있는데, 수신자금에서도 비슷한 기류를 보이고 있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710조 8994억원으로 4월 말 696조 5524억원 대비 약 14조 3470억원 급증했다. 요구불예금 잔액이 700조원을 넘어선 건 지난 2022년 6월 725조 6808억원 이후 처음이다. 요구불예금은 금리가 0%대로, 이른바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그만큼 증시 훈풍에 힘입어 투자 대기성 자금이 급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최근 시장금리 상승 여파로 신용대출 금리가 인상된 건 우려를 자아낸다. 5대 은행의 만기 1년 기준 신용대출 금리(1등급)는 지난달 29일 연 4.16∼5.85%를 기록해 금리상단이 6% 돌파를 앞두고 있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 시 추가 금리 상승이 불가피한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삼전닉스를 중심으로 주가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투자수익률이 대출금리를 훨씬 압도하다보니 이자에 대한 두려움도 무뎌진 모습"이라며 "많은 투자자들이 영끌 투자에 나서고 있는데, 금리인상 기류가 감지되는 만큼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