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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금리 올린다는데 깡통대출 급증…은행권 건전성 '빨간불'

입력 2026-06-02 12:07:01 | 수정 2026-06-02 12:06:58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은행권의 무수익여신(NPL) 잔액이 5조 6000억원을 돌파하며 7년래 최대치를 경신했다. 기업들이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빌려 제때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서, 이른바 '깡통대출'이 급증한 것이다. 정부의 생산적·포용금융 기조 강화 속 하반기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더해지고 있는 만큼, 은행권이 건전성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 1분기 무수익여신 잔액은 약 5조 60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5조 3758억원 대비 약 4.3% 증가한 규모로, 지난 2019년 1분기 약 5조 9047억원 이후 최대치다. 

은행권의 무수익여신(NPL) 잔액이 5조 6000억원을 돌파하며 7년래 최대치를 경신했다. 기업들이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빌려 제때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서, 이른바 '깡통대출'이 급증한 것이다. 정부의 생산적·포용금융 기조 강화 속 하반기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더해지고 있는 만큼, 은행권이 건전성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무수익여신 증가분의 대부분은 기업대출에서 비롯됐다. 5대 은행의 기업대출 무수익여신은 3조 924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3조 7646억원 대비 약 1603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 무수익여신이 1조 5209억원에서 1조 6094억원으로 약 885억원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무수익여신은 돈을 빌려주고 제때 원금과 이자를 회수하지 못하는 부실대출로 '고정이하여신'으로도 불린다. 통상 기업이 부도나 법정관리에 들어가 3개월 이상 연체 중인 경우에 해당하며, △담보처분을 통해 회수가 가능한 '고정' △손실발생이 예상되나 손실액을 알 수 없는 '회수의문' △손실처리가 불가피한 '추정손실' 등의 여신을 합산한다. 대출 원금의 회수 가능성이 낮은 만큼, 은행으로선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늘어나고 순이익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은행별로 보면 NH농협은행의 무수익여신이 1조 328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하나은행 1조 1907억원, KB국민은행 1조 1407억원, 신한은행 1조 574억원, 우리은행 8912억원 순이었다.

총대출 중 무수익여신의 점유율은 은행별로 차이를 보였다. 우선 KB국민은행이 지난해 1분기 0.34%에서 올해 1분기 0.27%로 약 0.07%p 하락했고, 농협은행도 같은 기간 0.44%에서 0.39%로 약 0.05%p 개선됐다. 반면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0.25%에서 0.27%로, 하나은행은 0.25%에서 0.32%로, 우리은행은 0.25%에서 0.26% 등으로 일제히 악화했다. 

은행권은 그동안 정부와 금융당국의 압박에 못이겨 기업대출을 늘려왔는데, 시장금리 상승이 더해지면서 최근 대출 부실화가 더욱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등이 부실대출의 주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은행권의 원화 기업대출 연체율은 0.68%로 전년 동월 말 0.62% 대비 약 0.06%p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81%로 전년 동월 대비 약 0.05%p 상승했는데, 구체적으로 중소법인이 0.08%p 상승한 0.88%, 개인사업자도 0.71%에 달했다. 

이에 부실채권비율도 상승했다. 올해 1분기 기업대출 NPL비율은 0.74%로 전년 동기 0.72% 대비 약 0.02%p 상승했다. 특히 개인사업자대출은 지난해 1분기 0.60%에서 약 0.06%P 상승한 0.66%로 악화됐다. 중소법인은 약 0.05%p 개선된 1.03%를 기록했지만 유일하게 1%를 넘어서 부실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이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전날 '2026 BOK 국제콘퍼런스' 정책 대담에서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통화정책을 조정하는 데 있어 장애물이 적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환율 등 모든 지표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통화정책 운용 여지가 이전보다 커졌고 효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금리인상을 통한 긴축 가능성을 시사한 셈인데, 대출 원리금을 갚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로선 금융비용 부담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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