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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 자율주행도 아닌 '짓다'…건설업계 주목하는 국토부의 첫 단어

입력 2026-06-03 10:13:33 | 수정 2026-06-03 10:13:27
조태민 기자 | chotaemin0220@mediapen.com
[미디어펜=조태민 기자]국토교통부가 새 슬로건으로 내건 첫 단어에 건설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차세대 고속철도 등 미래 기술이 정책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국토부가 슬로건 맨 앞에 꺼낸 단어가 다름 아닌 '짓다'였기 때문이다. 주택공급과 정비사업이 최대 현안인 업계로선 이 첫 단어를 주거·공급 기능을 다시 끌어올린 신호로 읽을 만하다는 반응이다.

국토부가 새 슬로건을 공개하면서 건설·공간을 의미하는 '짓다'를 전면에 내세우고 주택공급과 도시정비 등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사진=제미나이

 
3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1일 새 슬로건 '미래를 짓다 모두를 잇다(Move for Tomorrow)'를 공개했다. '짓다'는 공간·건설을, '잇다'는 이동·교통을 의미한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미래 기술과 교통 혁신을 내세우면서도 건설과 공간 조성을 뜻하는 단어를 슬로건의 가장 앞에 둔 셈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공개 자리에서 AI 도시(AI-City)와 자율주행차, 국토위성, 차세대 고속철도 등 미래 산업을 두루 언급했다. 첨단 기술에 무게가 실린 자리였던 만큼, 슬로건의 첫머리를 차지한 단어가 그 어느 것도 아닌 '짓다'였다는 점이 더욱 눈길을 끈다.

실제 행정의 무게추도 첨단 기술보다 공급과 정비 쪽에 기울어 있다. 국토부는 지난달 29일 주택공급 현장 애로해소 지원센터를 가동하고, 인허가 이후 첫 삽을 뜨지 못한 미착공 물량 32만3000가구 등 공급 전 단계의 막힘을 풀겠다고 나섰다.

관련 대책은 한 달 새 잇따랐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비아파트 공급 확대와 수도권 아파트 10만가구 조기 착공 지원 방안을 내놨고, 17일에는 주민 제안 약 6만가구 규모의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공모를 진행했다. 7일에는 6000억원 규모의 미래도시펀드 조성을 앞세워 노후계획도시 정비 지원에 나섰다. 인허가·착공 단계의 공급부터 도심 복합개발, 노후도시 재정비까지 한 달 새 관련 정책을 줄줄이 꺼낸 것이다.

시장 여건도 이런 흐름에 힘을 보탠다. 전국 준공 물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2026년 4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2만9504가구로 집계됐다. 전월인 3월 말 3만429가구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3만 가구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부담이 이어지는 한편, 서울에서는 성수·압구정 등 주요 재건축·재개발을 둘러싼 수주 경쟁이 치열하고 노후계획도시 정비도 본격화하고 있다. 주택 공급과 도시개발이 여전히 시장의 핵심 현안이라는 의미다.

국토부 슬로건./사진=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의 행보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주택공급·주거금융 공공플랫폼 기관'을 새 비전으로 제시하며 공급 지원과 미분양 해소에 주력하고 있고, 한국부동산원도 주택공급 확대와 정비사업 지원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역시 공공주택과 택지 개발을 맡는 공급 실행기관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건설업계는 국토부가 '짓다'를 첫 단어로 세운 데 적잖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첨단 기술이 부각되는 와중에도 주거·공급·도시 조성이라는 국토 행정의 본령을 다시 확인했다는 평가다. 다만 슬로건의 방향성이 곧바로 구체적인 공급 확대나 건설경기 부양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래 기술이 강조되는 흐름 속에서도 '짓다'를 가장 앞에 둔 것은 공급과 정비의 중요성을 환기한 것으로 본다"며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후속 정책과 집행 속도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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