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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행정 지방 권력까지...재계·산업계, 일방 독주 우려 커지나

입력 2026-06-04 11:25:39 | 수정 2026-06-04 11:39:36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지방선거 결과 여당이 경기지역 내 주요 대도시를 포함한 과반 지자체를 확보하며 국회와 정부에 이은 단일 정책 기조의 현장 이행 발판을 마련했다. 일부 거점 지역에서 야당이 선전하며 ‘일방적 압승’ 구도는 면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산업계는 인구 밀집도가 높고 인프라 수요가 집중된 핵심 도시들의 입법 권력이 여당 기조로 정렬되면서 현장 규제 강화와 비용 부담 등 경영 환경 악화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재계 일각에서는 과거 2018년 지방 권력 독점 당시 경험했던 ‘조례를 통한 핀셋 규제’가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층 더 정교하게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방선거 결과 여당이 경기지역 내 주요 대도시를 포함한 과반 지자체를 확보하며 국회와 정부에 이은 단일 정책 기조의 현장 이행 발판을 마련했다. 일부 거점 지역에서 야당이 선전하며 ‘일방적 압승’ 구도는 면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산업계는 인구 밀집도가 높고 인프라 수요가 집중된 핵심 도시들의 입법 권력이 여당 기조로 정렬되면서 현장 규제 강화와 비용 부담 등 경영 환경 악화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의회 전경.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지방 권력 일방 독주’가 남긴 재계의 학습 효과

재계가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긴장하는 것은 이미 지난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당시 여당의 ‘일방 독주 체제’를 경험해 본 학습효과 때문이다. 당시에도 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을 장악했던 민주당계 지방 권력은 기업 현장을 직접 압박하는 조례 규제들을 대거 쏟아낸 바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플랫폼 산업을 옥죄었던 ‘공공 대안’의 난립이다. 당시 경기도의 ‘배달특급’을 시작으로 전국 지자체들이 소상공인 보호 조례를 통과시키며 혈세를 투입해 공공 배달앱을 무더기로 출시했다. 이는 민간 기업이 개척한 시장에 지자체가 지역화폐 연계 할인 등 세금 혜택을 무기로 직접 경쟁자로 진입해 시장 생태계를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친노동 정책 조례의 확산도 이때 본격화됐다. 최저임금보다 높은 급여를 강제하는 ‘생활임금 조례’의 가이드라인과 적용 범위가 지방의회 주도로 매년 가파르게 상향됐다. 이는 지자체 산하 기관뿐 아니라 지역 내 민간 협력업체와 외주 용역 기업들의 인건비를 연쇄적으로 밀어 올리는 준조세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 2019년 SK하이닉스의 ‘용인 원삼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계획이 공식 발표된 직후, 인근 지자체의 용수 공급 태클과 지방의회의 환경영향평가 조례 심의 지연에 가로막혀 수년간 첫 삽도 뜨지 못하고 표류했던 제도적 배경 역시 당시 완성되었던 지방 권력 지형과 궤를 같이한다.

기업 투자 여건을 좌우하는 지방의회의 조례 제정권이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민주당에 집중되면서 ‘지방의회 주도의 규제 조례’가 한층 더 정교하고 강력한 형태로 부활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 광역의회 조례가 쥔 대기업 투자 인허가권

대기업의 생산시설 신·증설이나 물류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환경 기준, 공공기여 가이드라인은 결국 지방의회가 통과시킨 조례에 따라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

이번 선거에서 야당이 일부 거점을 방어하며 선전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재계가 체감하는 압박감은 다르다. 실제로 대형 유통망과 산업 인프라 수요가 집중된 수원·고양·화성·부천·남양주 등 경기지역 주요 대도시(31개 중 19개)를 민주당이 수성했기 때문이다. 지자체장 지형과 별개로 조례 제정의 전권을 쥔 지방의회의 주도권 지형까지 고려하면, 기업들을 옥죄는 실질적인 조례 규제 압박은 여전히 최고조에 달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과거 여당이 장악한 경기도가 도입한 대기업 타깃형 규제 조례들이 여타 대도시 지자체로 도미노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민주당이 다수인 경기도의회는 지난 2025년 10월, 전국 최초로 ‘물류창고 표준 허가 기준 조례’를 본격 발효시킨 바 있다. 최종 가결안에서는 도민 의견과 상임위 심사를 반영해 공업지역 내 길이·높이 제한 규정을 삭제하고 정온시설과의 이격거리를 400m로 완화 조정했으나, 여전히 주거지 인근의 진입 장벽을 높여 쿠팡이나 다이소 등 대형 유통 기업들의 ‘프라임급(대형·고스펙) 물류센터’ 신축을 실질적으로 제어하는 현장 규제 조치로 꼽힌다.

이러한 규제 기조의 여파는 시장 지표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수도권 물류센터 공급은 이미 지난 2024년 연면적 기준 약 392만 ㎡로 전년 대비 33% 감소하며 꺾이기 시작했고, 신규 개발용 인허가 건수 역시 34건으로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도의 규제 조례가 본격화된 이후 공급 감소 구간이 더욱 심화되는 추세다. 결국 광역지자체 주도의 일방향적인 규제 조례 입법 기조가 첨단 제조 공장과 물류 인프라의 구축 비용을 높이고, 착공 전 행정 절차를 제도적으로 지연시키는 실질적인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기초의회 권력 재편에 의무휴업 평일 전환 급브레이크

노무 관리 비용 상승과 유통·신산업 규제 기조의 전면화도 현실적인 부담이다. 지방선거 이후 여당 성향 지방정부가 주도해 온 ‘생활임금 조례’의 가이드라인이 높아지고 적용 범위가 민간 협력업체까지 넓어질 경우, 대기업 사업장 전반의 임금 인상 압박으로 이어지게 된다. 아울러 노사 갈등 발생 시 지방정부의 공조 압박에 따른 생산 차질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다.

유통 업계의 경우 그간 대구, 부산, 서울 서초·동대문 등 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 주도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했던 전국 70여 개 지자체들이 다시 ‘일요일 휴업’으로 강제 복귀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선거를 통해 각 시·군의회 등 기초의회 권력이 여당 기조로 재편되면서, 소비자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두던 기존 지자체들의 규제 완화 동력이 새로 들어설 지방의회 압박에 밀려 급격히 위축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당이 대형마트의 공휴일 의무휴업을 법으로 못 박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국회에서 동시 추진하고 있어, 유통 기업들의 주말 매출 타격 압박은 전방위로 거세질 전망이다.

모빌리티와 배달 등 신산업·플랫폼 업계 역시 지자체발 ‘공공 플랫폼 조례’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소상공인 지원을 명분으로 지자체가 막대한 세금을 투입해 공공앱을 직접 구축하고 민간 시장에 개입하는 행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배달 플랫폼 업계의 수수료 논란을 틈타 각 지자체와 지방의회가 ‘공공배달플랫폼 활성화 지원 조례’를 통해 세금을 쏟아 붓는 구조를 설계하고 있지만, 이는 정당한 민간 경쟁을 제한하고 전형적인 예산 낭비만 초래할 뿐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결국 지자체가 세금을 무기로 0~2%대 저수수료 공공앱에 지역화폐 인센티브를 집중 지원할 경우, 민간 플랫폼 기업들은 부당한 세금 경쟁에 맞서 지역 내 마케팅 비용을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왜곡된 시장 구조에 직면하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중앙의 국가 개입 기조에 지방 권력까지 가세하면서 실제 사업이 일어나는 ‘현장 행정’에서의 조례와 인허가 장벽이 한층 가파라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전방위적인 규제와 자금 부담 압박이 현실화된 만큼 기업들은 지역별 정책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하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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