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수입차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오랜 기간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양강 구도를 형성해왔지만 올해 들어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기존 질서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미국 전기차 브랜드가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선 데 이어 중국 전기차 브랜드까지 점유율을 넓히면서 수입차 시장은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5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14만5973대로 전년 동기보다 32.3% 증가했다. 월별 등록 대수는 1월 2만960대, 2월 2만7190대, 3월 3만3970대, 4월 3만3993대, 5월 2만9860대로 집계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5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14만5973대로 전년 동기보다 32.3% 증가했다./사진=AI 생성
◆ 흔들리는 양강 체제…전기차가 바꾼 수입차 순위
브랜드별로는 테슬라가 올해 1~5월 4만5020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30.84%로 1위에 올랐다. 테슬라는 2월부터 5월까지 4개월 연속 월간 판매 1위를 기록했다. 5월에는 1만866대를 판매해 BMW(6555대)와 메르세데스-벤츠(3553대)를 큰 차이로 앞섰다.
BMW는 1~5월 3만2581대로 점유율 22.32%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메르세데스-벤츠는 2만4211대로 점유율 16.59%를 기록하며 BMW, 테슬라와 격차가 벌어졌다.
수입차 시장 지각변동의 중심에는 전기차가 있다. 올해 1~5월 수입 전기차 등록 대수는 6만433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6.2% 급증했다.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1.1%에서 올해 44.1%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월별 비중 역시 가파르게 상승했다. 1월 21.1%에 불과했던 전기차 비중은 2월 39.8%, 3월 47.8%, 4월 53.9%까지 높아졌다. 5월에는 48.6%로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수입차 두 대 중 한 대가 전기차인 수준이다.
반면 가솔린과 디젤 등 내연기관 차량의 입지는 줄었다. 가솔린 차량의 1~5월 누적 점유율은 9.4%에 그쳤고, 디젤 차량은 0.6%까지 떨어졌다.
모델별 순위에서도 전기차 강세가 뚜렷했다. 올해 누적 기준 베스트셀링 모델 1위는 테슬라 모델Y(3만4171대)가 차지했고 모델3도 8447대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기존 수입차 시장을 대표해온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는 여전히 강세를 보였지만 시장의 무게중심은 전기차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 독일차 독주 균열…미국·중국 존재감 확대
국가별 등록 현황에서도 전통 강자의 균열과 신흥 세력의 약진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올해 1~5월 독일 브랜드의 점유율은 46.7%로 지난해 같은 기간 62.4%보다 15.7%포인트 하락했다. 여전히 시장 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수입차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반면 미국 브랜드 점유율은 15.4%에서 32.0%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미국 브랜드 등록 대수는 4만671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4.9% 급증했다. 테슬라의 폭발적인 판매 성장이 미국 브랜드 점유율 확대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BYD는 올해 1~5월 7023대를 등록하며 점유율 4.81%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8.8% 증가한 수치다. BYD는 브랜드별 누적 등록 순위에서도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렉서스에 이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5월 베스트셀링 모델 순위에서는 씨라이언 7(SEALION 7)이 655대로 6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수입차 시장 경쟁의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간 경쟁이 시장을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전동화 전환 속도와 가격 경쟁력, 소프트웨어 경쟁력 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면서 브랜드 간 경쟁 구도도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이던 수입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테슬라와 BYD 등 신흥 강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브랜드 간 주도권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