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태민 기자]6·3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5선에 성공하면서 모아타운·신속통합기획 등 정비사업 확대 기조가 2030년까지 4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대형 건설사가 외면해온 소규모 정비사업을 발판으로 서울에 진입한 중견 건설사들이 정책 연속성 속에서 사업 보폭을 넓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모아타운과 가로주택정비사업을 발판으로 서울에 진입한 중견 건설사들이 향후 사업 보폭을 넓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약 64조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이 가운데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가 48조 원 이상을 수주해 전체의 75%가량을 가져갔다. 현대건설(10조5105억 원)과 삼성물산(9조2388억 원) 두 곳의 합산액만 약 20조 원으로 10대사의 40%에 달했다. 대형사들은 압구정·성수·여의도 등 공사비 조 단위 핵심 사업지에 집중했다.
반면 중견 건설사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가데이터처와 대한건설협회 통계 차이를 기반으로 추산한 중견·중소업체 수주액은 2021년 34조2000억 원에서 지난해 15조7000억 원으로 줄었다. 도시정비 부문에서도 지난해 수주 상위 1~5위 합산액(36조8589억 원)이 6~10위 합계(11조8066억 원)의 3.1배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중견사들은 대형사가 참여하지 않는 모아타운·가로주택정비사업에서 활로를 찾아왔다. 사업 규모가 작아 입찰 부담이 덜하고 추진 속도가 빨라 자금 회전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모아타운 확대 기조도 이와 맞물린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모아타운 대상지는 24개 자치구 132개소다.
모아타운을 일찍 선점한 중견사들은 서울 내 거점을 넓혔다. 코오롱글로벌은 성동구 마장동과 중랑구 망우·면목 일대에서 5331억 원 규모를 수주하며 '하늘채' 브랜드를 앞세웠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망우동·고척동·시흥3동·천호동 등 소규모 정비사업에서 7792억 원을 수주했다. BS한양도 지난해 중랑구 면목역 2-1·2-3구역 시공권을 확보하며 서울 모아타운에 처음 진입했다.
일부는 소규모를 넘어 한 단계 위 사업으로 보폭을 넓혔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달 공사비 4258억 원 규모의 상봉7재정비촉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시공 계약을 체결했다. 서울 중랑구 상봉동 일대에 지상 49층, 아파트 841가구와 오피스텔 30실을 짓는 사업으로, 코오롱글로벌이 정비사업에서 단독 수주한 사업장 중 역대 최대 도급액이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방배동 977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돼 프리미엄 브랜드 '아스테리움'을 적용하기로 했다. 아파트 202가구 규모로 사업 자체는 크지 않지만 강남권에 브랜드 거점을 두는 사업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를 중견 건설사 전반의 흐름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시각이 많다. 다수 중견사는 정비사업 비중을 줄이고 해외 개발과 에너지 인프라, 공공공사 등으로 사업 구조를 옮기고 있다. 모아타운도 관리계획 수립과 주민 동의, 자치구 협의를 거쳐야 하고, 공사비 상승 국면에서는 사업 규모가 작을수록 사업성 확보가 어렵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모아타운과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중견 건설사가 서울 정비시장에 진입하는 현실적인 통로가 되고 있다"며 "다만 일부 사례만으로 체급 상승 흐름으로 보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