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미국 내 철강 수요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의 수출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철근 수요를 견인하면서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이 수혜를 누리고 있다. 업계 내에서는 당분간 수요가 이어지면서 미국의 높은 철강 관세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내 철강 수요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의 수출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동국제강에서 생산된 철근 모습./사진=동국제강 제공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으로 수출된 철강재는 36만3000톤으로 전년 동월 24만5000톤 대비 11만8000톤(48.2%) 증가했다. 올해 5월까지의 누적 수출량을 보면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5월 누적 대미 수출량은 179만 톤으로 전년 동기 114만9000톤 대비 64만1000톤(55.8%) 늘었다.
전체 철강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지난해 5월까지 미국 수출 비중은 9.5%였으나 올해는 15%로 5.5%포인트(p) 상승했다.
미국은 현재 수입산 철강재에 대해 50%의 고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체들도 마찬가지로 관세 부담이 존재하지만,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철강 수요가 확대되면서 이를 상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일반 건축물보다 높은 하중을 견뎌야 하는 구조적 안정성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고강도 철근 및 대형 형강 등 기초 철강재 공급이 필요한데 기술력과 안정적 공급 능력을 갖춘 국내 철강업체들이 핵심 공급처로 부상했다.
실제로 철근과 H형강이 대미 수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철근은 올해 5월까지 미국으로 42만2000톤이 수출됐다. 지난해 5월까지 철근 대미 수출이 6000톤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H형강도 같은 기간 13만6000톤을 판매해 전년 동기 5만 톤 대비 8만6000톤(172%)이 늘어났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철근은 주로 내수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졌으나 최근 들어 미국 수출이 늘어났다”며 “국내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 미국 시장이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동국제강, 대미 수출 폭발 성장…수혜 이어진다
국내 철강업체 가운데서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양사는 미국의 인프라 투자와 AI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에 맞는 고강도·고부가가치 제품을 앞세워 현지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의 경우 1분기 대미 철근 수출량이 전분기 대비 286%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대제철 측은 미국 시장 상황을 고려해 수출 물량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건설에 투입되는 철근과 H형강은 물론 판재류, 강관류까지 생산하고 있어 패키지 판매가 가능하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단일 제품 공급을 넘어 프로젝트 단위의 통합 공급 체계를 구축하며 고객 대응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동국제강도 1분기 철근 수출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1분기 봉형강 수출 비중은 4%에 불과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16%로 높아졌는데, 이는 미국향 철근 특수 영향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동국제강은 고강도·대형 제품을 내세워 미국 수출을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수출 확대를 위한 전담 조직을 강화하면서 수출 확대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건설 움직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수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들 기업은 올해만 인프라 투자에 650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러한 인프라 프로젝트는 장기간 이뤄지기 때문에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을 중심으로 대미 수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프로젝트 수출 물량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추세”라며 “미국발 철강 특수가 향후 몇 년간은 이어지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