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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대신 체험공간…완성차업계, 고객 경험 확대 '사활'

입력 2026-06-06 09:44:01 | 수정 2026-06-06 09:43:48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자동차업계의 오프라인 전략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 차량 전시와 판매 중심이었던 전시장이 브랜드 철학과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는 공간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온라인을 통해 차량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고객이 직접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완성차 브랜드들은 서울 성수동을 중심으로 체험형 브랜드 공간을 잇달아 선보이며 고객 접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차량 전시와 판매를 넘어 문화·예술·미식·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결합한 복합 공간을 운영하며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성수동이 자동차 브랜드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배경에는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하려는 업계 전략이 깔려 있다. 성수동은 패션·뷰티·명품 브랜드들의 팝업스토어가 집중된 대표 상권으로 2030 세대 유입이 많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한 확산 효과도 크다. 업계는 전통적인 자동차 전시장보다 성수동이 젊은 소비자와 자연스럽게 접점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라고 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튜디오 서울 전경./사진=메르세데스-벤츠 제공



지난달 문을 연 메르세데스-벤츠 스튜디오 서울은 이러한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성수동에 자리한 이 공간은 브랜드 역사와 미래 비전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으며 코펜하겐, 스톡홀름, 도쿄, 프라하에 이어 전 세계 다섯 번째로 조성된 벤츠 스튜디오다. 차량 전시뿐 아니라 전시·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성수동에는 벤츠 외에도 다양한 완성차 브랜드가 집결하고 있다. 페라리코리아는 이달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쎈느'에서 한국 최초의 몰입형 브랜드 팝업 공간 '카사 페라리'를 운영한다. 카사 페라리는 이탈리아어로 '페라리의 집'을 뜻하는 공간으로, 레이싱·스포츠카·라이프스타일 등 브랜드를 구성하는 핵심 가치를 한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특히 페라리 아말피 스파이더를 국내 최초로 공개하고 브랜드 전용 카페와 포토존, 르망 24시 라이브 뷰잉 행사 등을 운영하며 차량 전시를 넘어 브랜드 문화와 감성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성수동의 젊고 창의적인 지역 특성과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를 결합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사 페라리는 레이싱·스포츠카·라이프스타일 등 브랜드를 구성하는 핵심 가치를 한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사진=페라리 제공



혼다코리아 역시 젊은 층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모터사이클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모터사이클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고유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시작은 혼다'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달 성수동 카페 RSG 성수에서 2026년형 슈퍼커브를 전시하는 '저스트 커브(JUST CUB)' 행사를 개최했다. 단순한 제품 소개를 넘어 현장 이벤트를 통해 방문객들이 혼다의 모빌리티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업계 전반에서 차량 판매를 위한 공간보다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 구축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온라인 구매 활성화로 오프라인 매장 방문 필요성이 줄어들자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 브랜드 팬덤을 형성하고 미래 잠재 고객인 젊은 층과의 접점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변화는 자동차 구매 방식이 달라진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소비자가 차량 정보를 얻기 위해 전시장을 직접 방문해야 했지만 최근에는 유튜브와 SNS,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차량 정보와 시승기, 가격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전시장의 정보 제공 기능이 약해진 만큼 오프라인 공간의 역할도 판매와 계약 중심에서 브랜드 경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완성차 업체들은 체험 공간에서 차량 전시뿐 아니라 카페와 전시, 공연, 굿즈 판매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하며 브랜드와 고객 간 관계 형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단순히 차량 구매를 유도하기보다 브랜드 팬층을 확보하고 장기적인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전동화 전환과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확산으로 차량 간 기술 격차가 점차 좁혀지면서 브랜드 경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 성능과 가격 경쟁력만으로 차별화를 이루기 어려워진 만큼 브랜드가 제공하는 문화·라이프스타일·커뮤니티 경험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과거 자동차 전시장이 차량을 판매하는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고 고객과 관계를 형성하는 플랫폼으로 역할이 바뀌고 있다"며 "단순한 방문객 유치를 넘어 브랜드만의 문화와 철학을 공유하고 장기적인 고객층을 확보하는 것이 체험형 공간의 핵심 목적"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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