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국민참정권 수호를 위한 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는 17일 국민참정권 수호와 제도개혁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선거관리위원회 제도개혁 방향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사태를 조직적 부정선거와 구별해야 한다면서도 선거관리위원회의 책임성과 투명성, 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회 첫 발제자로 나선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날 “선거과정에서 발생하는 제도의 한계, 관리상의 실패, 선거무효 문제, 조직적 부정선거는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선거관리기관이 어떤 제도적·조직적 조건을 갖춰야 하는지를 성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참정권 수호와 제도 개혁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2026.6.17./사진=연합뉴스
정 교수는 “이번 사태는 위원장 비상임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기보다 독립적 선거관리기구의 내재적 약점이 드러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선관위 개혁의 핵심은 위원장의 상임화보다 조직 특성에 적합한 위기관리체계와 업무통제체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관위 개혁은 독립성을 강화할 것인가, 책임성을 강화할 것인가의 이분법을 넘어 공정한 선거관리를 수행하기 위한 정당성과 역량을 함께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선관위 개혁 방향으로 ▲독립적 선거관리평가위원회 설치 ▲정보공개 및 설명의무 확대 ▲국회 정기보고 및 청문 절차 제도화 ▲선거사고 보고 및 재발방지 의무 법제화 등을 제안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이번 사태는 부정선거와 구분돼야 한다”며 “부정선거와 무관한 선거관리 거버넌스의 실패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장 교수는 “투표용지 부족 투표소 숫자가 애초 14곳에서 최종 91곳으로 늘어나는 과정에서 파악이 늦었고, 투표용지 수량 결정과 배분 과정도 불투명했다”며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늦었고 상황에 떠밀려서 뒤늦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선관위의 정무적 감각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참정권 수호와 제도 개혁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2026.6.17./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선관위 조직은 지역분산적 구조인데 인력은 부족하고, 현장 인력의 전문성과 직접 지휘에도 한계가 있다”며 “위원 구성 역시 법조인 중심이라 법적 판단을 넘어서는 정치적·정무적 판단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장 교수는 ▲단기적으로 외부 감사 허용과 중앙선관위원장 상임화 ▲중기적으로 선관위와 행정부·지방자치단체 간 공식 협의체 구축 및 지역선관위 내실화 ▲장기적으로 독립적 감독기구와 행정조직 집행을 결합한 혼합형 모델 검토를 제안했다.
토론에 나선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질은 위기 대응 실패로, 상황실이 개표 상황실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투표 진행 중 발생한 위기 대응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며 “투표용지 인쇄 부족이라기보다는 축소 인쇄와 배분 실패의 문제”라고 밝혔다.
다만 “투표용지를 더 많이 찍는 것은 원시적인 대안”이라며 “규정을 바꿔서 사전 투표용지 발급기를 상황이 터졌을 때 현장에서 쓸 수 있다면 50%가 아니라 45%로 낮춰도 문제없다”고 말했다.
조영호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 선거는 이번 사태 전까지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면서도 “위탁선거 집행체제가 한계에 봉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정선거론은 이미 선관위의 대응 능력과 범위를 넘어선 문제”라며 “세부적 관리 개선을 위해 선관위와 여야, 행정안전부, 국무조정실 등이 참여하는 논의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병석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은 “부실선거가 왜 일어났고 그로 인해 부실한 부분이 반복되고 있고 부정한 의도·의혹 제기까지 온 것으로 보인다”며 “부실선거 원인이 무엇인지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최 부협회장은 “선관위원장이 비상임이라는 점은 내부 관리와 지휘체계에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외부 감사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유사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헌법재판소가 감사원의 선관위 직무감찰을 위헌으로 판단했지만, 선관위가 감사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한 것은 아니다”라며 “선관위 업무 일부라도 직무감찰 대상으로 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