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성준 기자] 국내 오프라인 유통 매출 회복세에도 업태별 명암은 뚜렷하게 엇갈렸다. 백화점은 명품에 힘입어 고성장을 기록했지만, 식품이 중심인 대형마트는 부진이 이어지는 등 유통업계에서도 'K자형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백화점 식품관에서 소비자가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2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9.3% 증가했다. 백화점 매출은 24.5% 늘며 5개월 연속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고, 편의점 매출도 5.9% 늘며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매출은 각각 5.1%, 8% 줄며 감소세를 뒤집지 못했다.
백화점 매출을 견인한 것은 명품이었다. 명품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7.3% 증가하며 전체 매출 중 40%를 차지했다. 패션, 잡화, 가전용품 등이 모두 10%를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식품 매출은 12.3% 증가했지만, 전체 상품군 중 성장률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대형마트에서도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식품 매출의 부진이 이어졌다. 5월 식품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8.1% 감소했다. 설 명절이 있던 2월(+25.2%)를 제외하고 1월(-19.3%), 3월(-18.2%), 4월(-9.4%)에 이어 감소세가 지속됐지만, 감소폭은 소폭 줄었다.
대형마트에서 이탈한 장보기 수요는 편의점과 온라인이 흡수하고 있다. 5월 편의점의 가공식품 매출은 9%, 즉석식품 매출은 8.3% 증가했다. 생활용품 매출 증가율도 5.6%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전체 비식품 상품군 매출 증가율(2.2%)이 식품 매출 증가율을 밑돌면서, 식품 매출 비중도 57.8%로 전년동기대비 1.9%포인트 늘어났다. 온라인 유통 업체의 식품 매출도 전년동기대비 10.1% 증가하며 전체 매출 성장률(8.8%)을 웃돌았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유입 확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환율로 이들의 구매력까지 커지며 백화점이 수혜를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 호황에 다른 부의 효과 역시 백화점 명품과 하이엔드 패션 등 매출 확대에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 심리 개선 효과가 고가 상품군에 집중된 모양새다.
반면 신선식품이 중심인 대형마트는 고물가 장기화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주요 유통업체 중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은 8.1%로, 백화점(16.7%) 및 편의점(14.8%)에 밀려 3위 자리에 머물고 있다. 백화점, 편의점과의 매출 비중 격차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장바구니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이 보다 저렴한 가공식품이나 온라인 플랫폼으로 눈을 돌리면서, 대형마트 매출 타격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이 소용량 제품으로 1~2인 가구를 공략하고, 이커머스를 통한 신선식품 구매 경험이 누적되면서 대형마트 중심 장보기 수요를 흡수하는 추세"라며 "접근성이 강점인 편의점과 가격·편의성 면에서 우위를 점한 이커머스 사이에서 전통적인 '신선식품=대형마트' 공식이 희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