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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K-컬처 시대, 국가 경쟁력 새 기준 묻는 '다시 오고 싶은 나라'

입력 2026-06-28 08:01:43 | 수정 2026-06-28 00:08:03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전 세계가 한국의 드라마를 보고, 한국의 음악을 들으며, 한국의 음식을 소비하는 명실상부한 ‘K-컬처’의 시대다. 수많은 한류 성공 신화와 화려한 콘텐츠 산업의 지표들이 쏟아지는 지금, 우리는 과연 그다음 단계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화려한 외형적 성과를 넘어 문화가 가진 본질적인 힘과 지속 가능성을 날카롭게 짚어낸 신간이 출간되어 출판계와 문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군포문화재단을 이끌고 있는 전형주 대표이사가 펴낸 '다시 오고 싶은 나라 ; K-컬처시대, 우리가 만드는 미래'(도서출판 새빛)는 단순히 성공 사례를 나열하는 기존의 대중 문화서와 궤를 달리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다시 찾고 싶어 하는 나라의 조건은 무엇인가”라는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문화가 어떻게 개인의 일상을 지탱하고 도시의 브랜드를 만들며 나아가 국가의 품격을 결정짓는지 입체적으로 풀어낸다.

군포문화재단 전형주 대표가 집필한 책 '다시 오고 싶은 나라'가 출간됐다./사진=도서출판 새빛 제공



일상에서 세계로 확장되는 6가지 이야기…“문화는 삶을 버티게 하는 힘”

총 248페이지 분량의 이 책은 문화가 개인의 삶에서 시작해 도시, 국가, 그리고 세계로 확장되는 과정을 총 6개의 장에 걸쳐 유기적으로 추적한다. 저자가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며 정의한 문화의 본질은 ‘보여주는 콘텐츠’가 아니라 ‘마음에 남는 기억과 관계’다. 공연이나 축제가 끝난 이후에도 사람의 마음에 깊숙이 남아 다음 선택을 바꾸는 무형의 힘이 바로 진짜 문화라는 진단이다.

특히 저자는 문화의 출발점을 거창한 무대가 아닌 평범한 ‘일상’으로 설정한다. 문화재단 수장으로서 수많은 공연과 축제 현장에서 시민들과 직접 호흡해 온 그는 문화가 삶을 화려하게 ‘바꾸는 것’이 아니라, 고단한 하루를 살아낸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일상을 ‘버티게 하는 힘’이라는 따뜻한 시선을 건넨다.

나아가 축제와 관광의 개념도 새롭게 정의한다. 축제는 도시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핵심 장치이며, 관광 역시 무엇을 ‘보았는가’가 아니라 어떤 ‘감정을 느꼈는가’의 문제라고 짚는다. 결국 사람을 다시 찾게 만드는 것은 화려한 시설이 아니라 그곳에서 쌓인 관계와 긍정적인 기억이라는 분석은, 지방자치 시대를 맞아 지역 경쟁력과 축제 활성화를 고민하는 정책 실무자들에게 실질적이고 깊이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K-컬처의 핵심은 ‘감정의 정확성’…“공공은 이끌지 말고 밀어주어야”

책은 K-컬처의 세계적 확산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독창적인 통찰을 보여준다. 전형주 대표는 한류의 성공 요인을 기술적 완성도나 거대한 자본의 규모가 아닌 한국인 특유의 ‘감정의 정확성’에서 찾는다. 한국인의 일상과 역사 속에서 벼려진 독특한 감정과 리듬이 세계인과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것이 일시적 유행을 넘어 깊은 문화적 신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공공의 역할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는다. 저자는 “국가는 문화를 위에서 아래로 이끄는 주체가 아니라, 밑에서 지속을 가능하게 지원하는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문화는 통제할 때가 아니라 시민의 삶 속에서 자생할 때 생명력을 얻는 만큼, 문화재단과 같은 공공기관은 플랫폼으로서 이들의 연결 구조를 만드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전형주 군포문화재단 대표./사진=군포문화재단 제공



학자이자 대중 소통가, 융합형 경영자 전형주가 걸어온 길

이처럼 깊이 있고 실천적인 문화론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저자인 전형주 군포문화재단 대표이사의 독특하고 다채로운 이력이 자리 잡고 있다. 전 대표는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그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한 과학 기반의 학자다. 1993년부터 무려 20여 년 간 대학 강단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교육과 연구에 매진해 왔다.

그러나 그의 지적 탐구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았다. 건강한 삶의 연장선상에서 문화예술이 지닌 치유와 확장성에 주목한 그는 이후 예술학 박사 학위를 추가로 취득하며, 이른바 ‘과학과 예술’을 모두 아우르는 충무로 안팎의 보기 드문 융합형 학자이자 경영자로 거듭났다.

전 대표는 오랜 기간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 출연, 전국적인 대중 강연, 정기적인 언론 칼럼 기고 등을 통해 대중과 가장 활발하게 소통해 온 인물이기도 하다. 삶의 질을 높이는 건강한 식문화와 문화예술의 접점을 끊임없이 탐구해 온 그의 균형 잡힌 시각은 이번 신간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현재는 군포문화재단의 대표이사로서 지역 문화 진흥과 생활 문화 활성화를 진두지휘하며, K-컬처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도시 경쟁력과 연결하는 다양한 혁신 정책을 현장에서 직접 실현해 나가고 있다.

“문화는 정답이 아니라 태도이며 한 나라의 품격이다”는 저자의 말처럼 '다시 오고 싶은 나라'는 K-컬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우리가 지금 어떤 문화를 만들고 있으며 그것이 타인의 기억 속에 어떻게 남고 있는지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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