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이 해외 투자자와 정부 관계자를 직접 만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전략과 글로벌 사업 확대 구상을 설명하는 '현장 세일즈'를 강화하고 있다. 자본시장과의 소통을 확대하는 동시에 신흥시장 진출 기반을 다지며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각 사 제공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일본과 대만을 방문해 주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해외 투자설명회(IR)를 진행했다. 일본과 대만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1대1 미팅을 갖고 자본정책과 중장기 성장전략, 주주환원 계획을 직접 설명하며 투자자 신뢰 확보에 나섰다.
임 회장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13.60%까지 개선된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바탕으로 한 자본 건전성과 우리투자증권 출범,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통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국내 은행지주 최초의 비과세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도 주요 설명 대상에 포함됐다.
신한금융도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진옥동 회장은 지난 24일 서울에서 라지즈 쿠드라토프 우즈베키스탄 투자산업무역부 장관을 비롯한 사절단과 만나 양국 간 투자 및 금융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면담은 진 회장이 지난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직접 방문해 현지 금융당국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이어진 후속 협력 성격이 짙다. 신한금융은 중앙아시아를 새로운 성장시장으로 삼고 현지 금융 인프라 구축과 리테일 금융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양측은 한국 기업의 우즈베키스탄 진출을 위한 금융 지원과 현지 금융시장 발전, 신한은행 우즈베키스탄 법인 설립 추진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현지 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한편 자동차금융 노하우를 보유한 신한카드와의 동반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KB금융은 글로벌 투자자와 디지털 금융 파트너를 아우르는 네트워크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양종희 회장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현지 금융기관 및 디지털 금융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해외 IR을 통해 글로벌 기관투자자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그룹의 성장전략과 밸류업 방안을 직접 설명해왔다.
금융지주 회장들이 국내 영업을 넘어 해외 투자자와 정부 관계자를 직접 만나 그룹의 성장전략을 설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은 밸류업과 글로벌 사업 확대가 핵심 경영과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와 포용금융 기조로 예대마진 중심의 성장전략에 한계가 커지면서 금융지주들은 해외 시장과 비은행 부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금융지주 특성상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자본정책과 성장전략을 설명하며 글로벌 투자자와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기업가치 제고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다.
금융지주들이 밸류업 정책과 글로벌 사업 확대를 핵심 과제로 내세우면서 CEO가 직접 해외 자본시장과 정책당국을 상대하는 '톱 세일즈'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