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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약가 인하 임박…최대 15% 우대 '혁신형 인증'에 제약업계 올인

입력 2026-07-02 11:21:48 | 수정 2026-07-02 11:21:39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정부의 제네릭 약가 인하를 앞두고 국내 제약사들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인증 여부에 따라 최대 15%의 약가 차이가 발생하면서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번 제도 개편이 제네릭 중심 시장 구조를 R&D(연구개발) 중심으로 재편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복지부 정부세종청사./사진=복지부



2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오는 8월 1일부터 기등재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 산정률을 현행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에서 45%로 인하한다. 기준요건을 모두 충족한 제품은 45%, 일부만 충족하면 36%, 모두 충족하지 못하면 29%가 적용된다. 기등재 의약품에 대한 약가 조정도 올해 하반기부터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업계는 이번 개편을 단순한 약가 인하가 아닌 산업 구조 개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는 제네릭 의존도를 낮추고 R&D 투자를 확대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집중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했다. 실제 혁신형 제약기업은 기등재 제네릭 약가를 49%까지 인정받고 신규 제네릭은 최대 60%의 약가를 적용받는다.

반면 일반 제약사는 일괄적으로 45%가 적용돼 최대 15%포인트의 차이가 발생한다. 여기에 사용량-약가 연동제 감면 등 추가 혜택까지 고려하면 혁신형 인증 여부에 따른 수익성 격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정부는 이번 개편과 함께 혁신형 인증은 받지 못했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연구개발 투자를 유지한 기업을 위한 '준혁신형 제약기업' 제도도 신설했다. 매출 1000억 원 이상 기업은 R&D 비중 5% 이상, 1000억 원 미만은 7% 이상이면 지정 대상이 된다. 정부는 혁신형·준혁신형 기업 수가 현재 40여 곳에서 60여 곳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R&D 비율 높이기 위한 '합병 카드'까지

휴온스글로벌이 성남 판교 사옥에서 자회사 합병에 대해 주주들과 소통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사진=휴온스그룹


혁신형 인증 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전략은 R&D 자회사를 흡수합병해 연구개발 투자 비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일동제약은 지난 6월 신약 연구개발 자회사 유노비아를 흡수합병했다. 2023년 신약 개발 전문회사로 분사한 지 약 2년 7개월 만에 다시 통합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별도 법인에 반영되던 연구개발 비용을 모회사로 흡수해 혁신형 인증의 핵심 평가 요소인 R&D 비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휴온스도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자회사인 휴온스랩을 오는 8월 흡수합병한다. 휴온스랩이 보유한 피하주사(SC) 플랫폼 기술과 바이오 파이프라인을 통합하는 동시에 연구개발 투자 비율을 높여 혁신형 인증 요건을 충족하겠다는 전략이다. 휴온스글로벌 역시 공시를 통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확보에 유리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인증을 잃었던 기업들의 재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종근당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해 재인증 심사에서 탈락한 이후 올해 하반기 다시 인증을 신청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리베이트 관련 대법원 판결을 수용하며 지난 4월 혁신형 인증을 자진 반납했지만 정부가 결격 기준을 '행정처분 후 5년'에서 '행위 종료 후 5년'으로 완화하면서 재인증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JW중외제약 역시 유예기간 종료 이후 재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 인증이 곧 수익성…기업 간 희비 갈린다

다만 업계는 약가 인하 시행과 혁신형 인증 일정이 엇갈리는 점을 가장 큰 변수로 꼽는다. 약가 인하는 8월부터 적용되지만 신규 혁신형·준혁신형 인증 결과는 12월 말 발표될 예정이다. 신규 인증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약 4개월 동안 일반 기업 기준 약가를 적용받을 수밖에 없어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중소 제약사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연구개발 투자 여력이 부족한 기업들은 혁신형이나 준혁신형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워 약가 인하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설문조사에서는 약가 인하에 따른 연간 매출 감소 규모가 1조 원 이상으로 추산됐고 연구개발 투자와 설비투자 축소, 인력 감축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반면 정부는 제네릭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신약 개발 중심 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오는 2029년부터는 혁신형 제약기업의 R&D 비율 기준도 추가로 상향할 예정이어서 연구개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혁신형 인증은 이제 기업 이미지가 아니라 실질적인 수익성을 결정하는 제도가 됐다"며 "약가 우대를 받기 위한 경쟁이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조직 개편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제약산업의 경쟁 구도 자체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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