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충청권 370만 명의 식수원인 대청호의 녹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오염물질 유입을 줄이는 배출원 관리부터 녹조 발생 지역에 대한 현장 대응,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물관리 체계 개선까지 아우르는 종합대책을 본격 추진한다.
대청호 정체수역 등 녹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선제적 관리를 추진한다./자료=기후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7월부터 ‘대청호 녹조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최근 3년 연속 대청호 주요 지점에 조류경보가 발령되는 등 녹조 문제가 상습화되고 있는 데다, 기후 위기에 따른 집중호우와 고수온 현상이 반복되면서 영양염류 유입과 녹조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청호는 충청권의 핵심 상수원으로, 유역면적이 3283㎢에 달해 국내 다목적댐 가운데 충주댐(6천677㎢) 다음으로 넓다. 특히 만곡부와 정체수역이 발달해 유속이 느리고 총인 등 영양염류가 축적되기 쉬운 지형적 특성 때문에 녹조 발생에 취약한 것으로 분류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의 핵심을 ‘총인 저감’에 두고 유역 전반의 오염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녹조 집중 발생 지역에 대한 선제 대응을 병행하기로 했다.
생활하수부터 축산·농업까지…총인 배출원 전방위 관리
우선 하수처리구역 밖 지역의 생활하수 관리체계를 강화한다. 공공하수처리시설을 확충하고 마을하수저류시설을 설치해 기존 개인하수처리시설 의존도를 낮춘다는 계획이다.
정화조와 오수처리시설에 대한 실태조사와 점검도 강화된다. 특히 영동·옥천에서는 정화조 청소를 지원하는 공공관리를 시행하고, 금산·무주·진안·보은 등은 하수 미처리지역 관리계획 수립을 지원받게 된다.
축산 분야에서는 권장량을 초과해 살포되는 퇴·액비를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고체연료 생산 시 보조원료 혼합과 비성형 생산을 허용하는 등 제도개선도 함께 추진해 사업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문제가 되는 야적퇴비 관리도 한층 강화된다. 금강 본류와 주요 113개 지류·지천 양안 약 1164㎞ 구간을 대상으로 야적퇴비 실태를 점검하고, 관리가 미흡한 경우 덮개를 보급하는 등 적정 관리 조치를 시행한다.
농경지에서는 총인 관리체계를 ‘투입 감축-유출 저감-현장 처리’의 3단계로 운영한다.
토양의 양분 함량을 고려한 적정 시비를 통해 비료 사용량을 줄이고, 완효성 비료와 물꼬조절장치 등 최적관리기법(BMPs)을 확대 보급한다. 올해는 최대 400ha 규모 논에 물꼬조절장치 1000개를 설치하고, 향후 적용 면적을 확대할 계획이다. 농경지에서 유출된 하천수는 자연형 비점오염저감시설을 통해 현장에서 처리한다.
녹조 집중지역 맞춤 관리…ROV·저온플라즈마 등 신기술 적용
정부는 녹조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취수장 인근 추동·문의와 회남·대정리·추소리 등을 집중 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선제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원격무인잠수정(ROV)을 활용해 호수 바닥 퇴적층을 제거하기로 했다. 총인과 녹조 씨앗을 다량 함유한 퇴적물을 선택적으로 제거한 뒤 효과를 분석해 사업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정체수역의 물 흐름을 개선하기 위한 물환경 설비도 확대된다. 물순환장치와 수면포기기, 부력수차를 운영해 체류수를 줄이고, 조류차단막을 설치해 녹조 확산을 억제한다. 부레옥잠과 이삭물수세미 등을 활용한 부유형 수상정원도 조성해 영양염류 흡수와 햇빛 차단 효과를 높일 예정이다.
녹조 발생 초기 대응도 강화된다. 취수장 인근에는 녹조 제거선을 집중 운영하고, 저온플라즈마 설비를 이동형으로 개선해 녹조 발생 상황에 따라 신속히 투입한다. 현재 상류인 추소리 지역에서 운영 중인 설비는 녹조 발생 상황에 맞춰 다른 만곡부로도 이동 운영된다.
올해부터는 경보지점 유입 하천인 회인천에 가압식 녹조 제거장치를 새롭게 설치해 실증사업도 추진한다. 이 장치는 녹조를 흡입한 뒤 압력을 가해 부력기관을 파괴함으로써 침강을 유도하고 광합성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AI 활용한 디지털트윈 구축…대청댐 운영도 녹조 중심으로 전환
또한 정부는 물관리 체계도 첨단 기술 중심으로 전환한다. 수리·수문·수질 정보를 통합한 AI 기반 디지털트윈을 구축해 가상공간에서 녹조나 탁수 발생을 예측하고 최적 대응방안을 도출한다.
이를 통해 녹조 발생 이전부터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예측형 관리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대청댐 운영 방식도 개선된다. 집중호우 이후 중층에 장기간 머무르는 탁수와 영양염류가 녹조를 악화시키는 만큼, AI 분석모델을 활용해 이를 신속히 방류하는 최적 운영방안을 마련한다. 올해 홍수기에는 탁수 유입량과 댐 여유수량 등을 고려한 시범 운영을 우선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CCTV와 GIS 기반 배출원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감시단을 운영해 야적퇴비와 쓰레기, 부유물 등 오염원을 상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기후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대청호 유역의 총인 배출량을 현재보다 30% 이상 줄이고, 여름철 녹조 발생은 최대 50%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중장기 목표 달성과 함께 올해 여름부터 주요 사업을 신속히 추진해 국민들이 녹조 개선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김은경 기후부 물환경정책관은 “배출원 원천 관리와 선제적인 현장 대응을 균형 있게 추진하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며 “충청권 370만 주민의 먹는 물 안전을 확보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녹조 저감 성과를 만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