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대형 시중은행지주들이 최근 전북지역에 그룹 핵심 계열사들을 총동원하며, 종합 금융타운 조성에 나서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연기금)가 소재한 전북 전주에 그룹 내 은행·보험·증권·자산운용·벤처투자 등의 주요 핵심 기능을 배치하는 게 대표적이다. 정부가 '5극 3특(5개 초광역권, 3개 특별자치도)' 정책을 비롯 전북을 금융 중심지로 육성하면서, 금융권도 이 같은 행보를 뒤따르는 모습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는 최근 은행·보험·증권·자산운용·벤처투자 등을 아우르는 금융허브를 전북에 세우고, 농협 그룹 차원의 종합 지원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3분기 중 NH-아문디(Amundi)자산운용 전주사무소를 개소하고, 기존 농협금융의 인프라인 은행·생명·손해·증권에 자산운용·벤처투를 더해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NH금융허브(가칭)'를 출범한다는 구상이다.
대형 시중은행지주들이 최근 전북지역에 그룹 핵심 계열사들을 총동원하며, 종합 금융타운 조성에 나서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연기금)가 소재한 전북 전주에 그룹 내 은행·보험·증권·자산운용·벤처투자 등의 주요 핵심 기능을 배치하는 게 대표적이다. 정부가 '5극 3특(5개 초광역권, 3개 특별자치도)' 정책을 비롯 전북을 금융 중심지로 육성하면서, 금융권도 이 같은 행보를 뒤따르는 모습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계열사별로 보면 은행은 전북 보증기관 특별출연 등 기업금융 지원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또 지역 내 농식품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제공하고, 국가식품산업클러스터(전북 익산) 입주 기업에 기업대출·무역금융 등의 금융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손해보험은 기업성 보험을 확대하고, 벤처투자는 혁신기업 발굴에 나설 예정이다. 자산운용은 전주사무소 개소를 통해 국민연금 사업참여에 함께 할 계획이다.
앞서 KB·신한·하나·우리금융도 국민연금과의 공조를 위한 자산운용 특화 금융허브 구축에 나선 바 있다.
KB금융그룹은 전북혁신도시에 △KB증권·KB자산운용의 전주사무소 △KB국민은행의 비대면 전문 상담 조직인 '스타링크' △KB손해보험의 '광역스마트센터' 등을 구축하는 'KB금융타운'을 조성하고 있다. KB금융은 KB금융타운을 핵심 네트워크 허브로 육성해 국민연금 지원 체계를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또 국민은행의 스타링크를 구축해 AI 상담과 고난도 자산관리 상담 기능을 결합한 미래형 상담모델을 육성할 방침이다. KB금융타운에는 기존 전북혁신도시에서 근무 중인 임직원 150여명에 100여명의 임직원이 추가 상주하게 된다.
신한금융그룹도 '신한금융허브 전북혁신도시'라는 명칭으로, 자산운용 특화 금융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신한금융허브는 국민연금과의 협력사업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자본시장·자산운용 관련 주요 기능을 전북으로 결집했다. 특히 신한자산운용은 전주에 사무소도 개소했다. 신한금융은 전주 지역 은행·증권·자산운용·펀드파트너스 등에서 근무하는 임직원 수를 최대 300여명까지 늘릴 방침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전북혁신도시를 자본시장 전략 중심지로 선정하고, 자본시장 특화 기능이 집적된 통합 금융거점 '하나금융 자본시장 원루프(One-Roof) 센터'를 구축 중이다. 원루프센터는 △자산운용 △대체투자운용 △증권 △은행(수탁영업) 등 그룹의 자본시장 핵심 기능을 결집하게 되는데, 현재 분산된 기능과 인력을 집적할 방침이다. 이에 하나금융도 150여명 규모의 인력 재배치를 통해 단계적 기반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그 외 하나손해보험은 전주 완산구 소재 호남권 콜센터를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해 고객지원을 집중할 예정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우리자산운용의 전주사무소를 개설하고, 국민연금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지역 네트워크를 강화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특화채널 '전북BIZ프라임센터'를 신설해 전북지역 산업을 지원하고, 보험부문 계열사인 동양생명·ABL생명은 전속설계사를 활용해 지역 밀착형 마케팅을 강화한다. 채권관리 전문 계열사인 우리신용정보는 전주영업소를 신설해 전주 소재 우리은행·우리금융캐피탈 등 계열사의 채권관리 서비스를 맡을 계획이다. 이에 우리금융은 전주지역 근무인력을 현재 200여명에서 향후 자산운용 등 계열사 인력을 반영해 총 300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우리금융은 생산적금융의 일환으로 전북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오는 2030년까지 5년간 약 1조 6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전북신용보증재단 출연 등을 통해 저금리 보증서대출 공급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처럼 금융권이 일제히 전북 전주에 쏠리고 있는 건 정부의 '5극 3특' 정책에 부흥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역별 특화 산업을 육성하는 국가 균형 발전 전략에 따라 전북을 '자산운용 특화 금융생태계'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KB금융이 금융타운 조성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SNS를 통해 KB금융을 공개 칭찬하기도 했다.
아울러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전북에 소재한다는 점도 큰 요소다. 금융권이 대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과 시너지를 극대화함으로써 전주를 금융도시로 육성한다는 구상인데, 실제 전북도는 금융위원회에 제3금융중심지 지정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앞서 서울은 지난 2009년 종합 금융중심지로, 부산은 해양·파생상품 특화 금융 중심지로 선정된 바 있다.
다만 금융권의 이 같은 행보에 긍정적인 시각만 내포된 건 아니다.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논리로 압박하면서, 금융권이 마지못해 전주행을 결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부산은 금융중심지임에도 불구, 금융 인력과 본사 기능이 여전히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금융중심지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비판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5극 3특 정책에 따라 금융권이 일제히 전북 전주에 금융허브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금융은 네트워크 산업인 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기존 중심지들과 역할 및 기능이 겹칠 수 있고, 정책효과가 분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